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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보호 캠페인_네 번째 이야기

 

저어새는 얼마나 이동할까요? 

 

지금 남동유수지 저어새섬에서는?

어느 해보다 일찍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며 한낮 불볕더위가 한창인 5월말, 남동유수지에서는 뽀송뽀송한 어린 저어새들이 연신 머리를 내밀고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먹이를 달라고 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올해 3월 21일 첫 저어새가 도착한 후, 둥지를 만들고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품으며 부지런히 움직이더니 벌써 90여 마리의 새끼가 태어났습니다.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먹던 아기 저어새들은 여름과 가을,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날갯짓 연습을 하며 쑥쑥 자랍니다. 그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 어미만큼 자란 저어새들도 어른 저어새들과 마찬가지로 월동지를 찾아 떠납니다. 그 먼 거리를 태어난 지 몇 개월 만에 혼자 날갯짓을 해서 날아가는 거지요.

 

저어새들은 언제 우리나라를 찾아올까요?


2009년 남동유수지에 저어새가 번식하기 시작한 후부터,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신호가 생겼습니다. 바로 저어새가 도착했다는 소식입니다. 저어새가 한국을 찾아오는 시기는 봄이 시작되는 3월 말부터입니다. 저어새가 월동지를 떠나 번식지인 한국을 찾아올 때면, 벌써 저어새의 머리깃이 길게 자라 주황색으로 물들고 목 주변도 주황색으로 변해 번식깃을 띠고 옵니다.

 

저어새들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번식을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에도 몇 쌍 번식하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우리나라가 고향입니다. 우리나라를 찾아온 저어새들은 서해안의 비무장지대의 갯벌과 바다가 있는 무인도에 흩어져 번식을 합니다. 이렇게 멀리 배를 타고 나가야 볼 수 있었던 저어새들이 몇 년 전부터 남동유수지 인공섬을 찾아와 우리 가까이에서 번식을 하고 있지요. 모든 생물들이 그렇듯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번식지는 생물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곳입니다.

 

왜 저어새들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찾아와 번식을 하는지 정확히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과 바다, 섬의 자연환경이 아주 좋다는 것을 나타내는 거지요.

 

추운 겨울에 저어새들은 어디로 이동할까요?



봄에 우리나라에 찾아와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번식한 저어새들은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떠납니다. 아기 저어새들도 11월이 되면 모두 월동지로 이동을 합니다. 저어새들은 월동을 앞두고 긴 여행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여행에 지치지 않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몸 속에 영양분을 비축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어새들은 송도 갯벌과 영종도 갯벌, 강화도 갯벌 등 먹이가 풍부한 인천의 갯벌에서 부지런히 먹이잡기 활동을 합니다. 인천의 광활한 갯벌은 저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먹이 창고입니다. 그리고 이동하기 좋은 날씨와 바람이 부는 나을 선택해 우리나라를 떠나 따뜻한 남쪽 나라인 홍콩, 대만, 베트남, 중국과 일본 남부지방과 우리나라 제주도를 찾아갑니다.

 

저어새들이 겨울을 나는 월동지의 모습은 어떤 곳일까요? 대만 타이난의 습지가 저어새들의 최대 월동지인데, 대만은 국가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에 관리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저어새들이 번식하고 있는 남동유수지를 아직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 인천시와 비교되지요. 다음에 연재되는 글에서 저어새들의 월동지 이야기와 남동유수지의 저어새들과 보호활동에 대해 쓸 예정입니다.

 

참, 6월 19일에 인천에서 저어새와 관련해서 국제 워크숍이 준비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께서 함께 해주세요~. 그리고 다음날인 6월 20일에는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 생일잔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메일을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번식하고 있는 남동유수지 저어새들의 보호를 위해 제발 인천시가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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