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사회적 재난에 가려진 아이들’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신속한 재난 대응책을 마련하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수개월간 학교 등교를 못하고 하루 종일 보호자 없이 집안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돌봄 공백이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가 화재가 일어나 화상을 입은 인천의 초등학생 형제는 지금도 위중한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다.
형제 화재사건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우리사회의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가 먹거리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보호자 없이 집에 있는 아동 비율이 10명중 4명이며, 이들 아동 중에 약 70%는 형제자매와 함께, 20%는 혼자 지내고 있다. 보호자 없이 집에 3시간 이상 있는 경우는 전체의 40%를 넘는다고 한다.
최근 환경정의는 ‘코로나19로 심화되는 먹거리 불평등’ 이라는 주제로 먹거리 취약계층의 실태를 진단해 보는 집담회를 진행 했다. 이에 의하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코로나 시대에 더 많은 아동들이 안전하게 긴급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한정된 이용자 수를 확대하고 이에 대한 지침마련, 더불어 이를 관리할 인력과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있다.
사회급식을 제공하는 공공기관, 위탁시설, 무료급식소, 지역아동센터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단기·장기적인 공간 운영 폐쇄가 지속되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의 비어있는 먹거리를 위한 행정정인 뒷받침이 여실히 부족하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동이 가정에서 충분히 돌봄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사례가 없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뒤늦게나마 인천시 및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아동 7만여 명을 대상으로 돌봄 공백이 없는지 점검에 들어갔다.
우리사회는 이번 인천 초등학생 형제 사건을 통해서 드러난 취약계층 먹거리 실태에 대해서 가슴깊이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사회에서 요구되는 먹거리정의(food justice)의 문제가 왜 중요한지, 정의와 불평등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평등은 어떻게 해소되고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지의 절실한 논의가 필요한 시대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말하는 지금 먹거리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청소년들과 학교 밖 돌봄현장 종사자들, 끼니를 찾아 지역에서 서울까지 주먹밥과 3쪽 단무지를 받아들며 고맙다는 안도의 인사말을 건네는 급식소 앞 노인까지 재난 속에 가려진 우리들의 얼굴이다.
정부는 코로나, 기후위기 등 재난 속에 놓여진 먹거리 취약계층은 물론이고, 나아가 보편적이고 실효성 있는 가치, 누구나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먹거리 기본권’ 실현에 나서야 한다.
첫째. 긴급재정 확보를 통해 아동·청소년은 물론이고 재난 속에 가려진 먹거리 취약계층 현황을 파악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
둘째. 최근 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뒤늦은 대책마련에 급급함을 넘어 소외계층은 물론이고 누구나 보편적, 장기적, 안정적 먹거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먹거리 지원체계 확립, 먹거리 기본권 실현’에 나서주기를 촉구한다.
2020년 9월 25일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