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부엌 유형조사 네번째 사례로 ‘열린부뚜막’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마을부엌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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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유성구 상가 밀집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열린부뚜막 마을부엌 인터뷰를 위한 방문에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1층과 2층을 나누어 놓은 복층계단 이었습니다. 어디서든 전체를 다 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구석구석의 자리한 테이블에서 마을부엌을 찾는 사람들이 아늑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하는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지역에 뿌리내린 사람들과 먹거리의 만남

열린부뚜막은 2019년 6월부터 현재의 공간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금의 열린부뚜막을 운영하는 구성원들의 역사는 2012년 품앗이생협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전 유성구 지역공동체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먹거리와 로컬푸드를 연계하는 다양한 활동들은 마을도서관과 마을공동체의 꾸러미거점배송, 오프라인 매장운영, 먹거리교육 등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열린부뚜막 협동조합을 만들고, 지금의 마을부엌을 운영하는 원동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다양한 주민이 함께하는 마을부엌

그동안 현장조사를 통해서 먹거리정의센터가 만나 본 지역의 마을부엌들은 재정이나 공간, 인력 등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운영상의 어려움 속에서 상시적으로 마을부엌 운영을 시도하지 못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열린부뚜막은 매일같이 주변 직장인, 인근주민들을 위한 점심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점심식당 이용객은 하루 평균 60여명 정도입니다. 열린부뚜막이 힘든 여건 속에서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 힘은 품앗이생협 에서부터 함께한 로컬푸드 가공개발, 일자리 창출과정에서 모아진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다년간 개인식당과 베이커리 운영, 사회복지사 등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먹거리 관련 창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결을 맞추면서 열린부뚜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운영을 책임지는 역량들이 3~4년의 중·장기 활동방향과 재정을 고민하면서 단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열린부뚜막 마을부엌에서는 매일 차리는 점심식당, 공유부엌 대여, 케이터링과 도시락 그리고 로컬푸드 매니저 교육과 같은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활동과 사람들이 마을부엌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 먹거리 차별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마을부엌

하루의 식단, 일주일의 근무배치, 회원모임과 교육프로그램 등을 만들며 운영되는 열린부뚜막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대전의 지역적 장점을 살려 건강한 지역 먹거리를 찾아 공유하고 가공하여 전달하며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촘촘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의 목표는 “먹거리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활동의 목표를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지역의 독거·소외계층 어르신을 위한 로컬푸드 건강도시락을 만들고 경력단절 인재와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제공을 통해 튼튼하고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위한 마을부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 지속가능한 마을부엌이란?

열린부뚜막과 같은 작지만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먹거리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마을부엌이 활성화되기 위한 아이디어가 어떤 것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무엇보다 전시적 행정을 벗어난 마을부엌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마을부엌 지원단이 필요하며, 합리적인 이용자 부담을 통한 자립구조가 되어야 지속가능한 마을부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먹거리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마을부엌이 지역사회에 우리동네에 건강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먹거리정의센터 조직위원장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