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으로 동해안 핵발전소 전원 이상
기후위기로 더욱 가중되는 핵발전소 위험
조속한 탈핵이 필요하다!
태풍이 시작 된 지난 9월 3일부터 우리는 악몽과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3일 태풍 ‘마이삭’으로 3호기와 4호기가 계전기 고장으로 원자로가 정지되고, 신고리 1~2호기는 소외전원 상실로 원자로가 정지되고,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습니다. 영구정지와 계획예방정비로 멈춰있던 고리1호기와 2호기도 소외전원 상실로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9월 4일, 고리 3~4호기도 소외전원이 상실되어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습니다. 그나마 가동이 멈추지 않은 신고리 3~4호기 역시 터빈실 지붕이 날아가고 보조변압기에서 정전이 일어나는 등 태풍에 취약한 핵발전소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9월 7일 태풍 ‘하이선’으로는 경주 월성핵발전소 2~3호기의 터빈이 정지하고, 울진 한울 1~2호기의 액체폐기물처리계통에서는 방사선 경보가 발생했습니다.
태풍이 지나는 골목, 동해안 모든 핵발전소에서 태풍으로 인한 비상상황이 발생하고 현재까지 원인과 대책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올해 우리는 기후위기로 전례 없는 장마와 폭우, 태풍을 겪고 있습니다. 40일이 넘는 장마가 지속되었고, 장마 말미에는 폭우가 며칠간 쏟아졌습니다. 장마와 폭우가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핵발전소가 물에 잠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7월 23일 내린 폭우에 신고리 3‧4호기 송전설비 일부가 물에 잠겼습니다. 한수원은 이 사실을 한 달이 넘게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침수되긴 했지만 배수를 완료했다며 특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불어 닥친 태풍으로 고리핵발전소를 비롯한 동해안의 핵발전소들이 속수무책으로 줄줄이 멈춰 섰습니다.
이러한 일이 운이 나빠 이번에만 발생한 일이라 치부할 수 없습니다. 발전소가 정지해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 여길 수도 없습니다.
기후위기로 향후 발생할 장마와 폭우, 태풍, 그리고 폭염과 혹한의 상황은 핵발전소의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핵발전소로 인한 위험을 줄여 나아가야 합니다.
부산시에 요구합니다.
부산시는 원자력안전조례 재정으로 핵발전소의 사고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할 임무를 명문화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이번 폭우와 태풍에서 핵발전소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내용을 적극적으로 파악하지도 않았습니다.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고리핵발전소 현장조사를 통해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고준위핵폐기물 재검토로 인한 정부와 핵산업계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번 사고들이 발생했습니다. 한수원과 정부의 짧은 보도자료 만으로 핵발전소의 안전을 신뢰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핵발전소 피해상황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하고, 원인과 후속조치 상황이 올바로 확인되고 이행될 수 있도록 민관합동 진상조사단 구성을 촉구합니다. 또한 기후위기로 핵발전소의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바 문재인정부의 가짜 탈핵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한시라도 빨리 진짜 탈핵정책이 시행되고 핵발전소를 멈출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다시 수립할 것을 재촉구합니다.
2020. 9. 9. 탈핵부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