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과 고리핵발전소 가동중단에 따른 탈핵부산시민연대 성명]

태풍 ‘마이삭’으로 일제히 멈춰선 핵발전소!

문재인 정부에게 경고한다!

기후위기 시대, 핵발전소를 완전히 멈추는 것만이 답이다!

부산을 강타한 태풍 ‘마이삭’으로 부산의 핵발전소 모두가 멈춰 섰다.

오늘(9월 3일) 새벽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 3호기와 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가동을 중단했다. 고리3호기와 4호기는 계전기(전류를 원격 조정하거나 자동 제어하는 장치)의 고장으로, 신고리 1~2호기는 소외전원 상실로 발전이 중단되었다.

영구정지와 계획예방정비로 정지되어 있던 고리1호기와 2호기 역시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하면서 사실상 사고 정지와 다름없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 태풍으로 고리지역의 모든 발전소가 일제히 가동을 멈추면서, 후쿠시마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과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한 역대급 쓰나미, 그리고 핵발전소의 전원상실과 폭발, 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일어난다는 사건은 단 몇 시간 만에 후쿠시마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집어삼켜버렸다.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어떠한가. 예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사건이 발생하면 여지없이 사고가 발생한다. 각종 비리와 조작, 은폐까지 일상화된 핵발전소와 우리는 언제까지 동고동락하며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인류의 끝없는 탐욕으로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큰 위기가 되었다. 그 가운데 핵발전소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분명한 위험으로 존재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틈타 핵발전소가 대안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핵마피아들과 정부 여당 관계자들은 오늘의 고리핵발전소를 분명히 기억하길 바란다. ‘비상상황에도 발전소가 잘 멈췄으니 대단한 일이지 않느냐’는 헛소리를 집어치우고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핵발전소 문제를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게 강력히 경고한다.

원칙도 없는 가짜 탈핵정책으로는 어떠한 안전도 보장할 수 없고, 어떠한 국민도 보호할 수 없다. 원칙에 근거한 정책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하루빨리 탈핵 에너지전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고쳐 쓰고, 다시 쓴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핵발전소를 완전히 멈추는 것만이 안전을 위한 최선의 일임을 기억하고, 진정성 있는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 가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0.9.3. 탈핵부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