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8월 21, 2020 - 20:01
기획연재> 해양생태계의 시작점, 해안사구
용천동굴의 조력자, 월정 해안사구
제주환경운동연합 양수남 대안사회국장
이번 세기말까지 전 세계 모래 해변의 절반이 사라진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지구온난화 난개발로 인한 모래 해변의 유실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모래 해변에 모래를 자연적으로 공급해주는 해안사구가 파괴되면서 모래유실은 더 심각해졌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해안사구가 많이 파괴된 곳이다. 2016년 국립생태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제주도 해안사구의 80% 이상이 파괴되었다고 기록될 정도이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올해부터 회원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꾸려 해안사구를 조사 중이다. 그 결과를 매달 뉴스레터를 통해 싣고 있다. |
용천동굴의 화려한 경관을 만든 월정 해안사구
2005년 5월 어느 날, 월정리의 전신주 교체 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의 일환으로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추작업 중 뜻밖의 동굴을 발견하게 된다. 그 동굴은 깊이 12m에 달하는 대형호수도 품어 안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용암동굴임에도 석회암 동굴처럼 다른 동굴과 비교가 안될 만큼 화려한 동굴생성물이 압권이었다. 이 때문에 2006년에 천연기념물 제466호로 지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동굴은 이후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바로 용천동굴이다.
또한, 대형 전복껍데기와 패각류, 통일 신라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류, 철기류, 돌무더기가 발견되는 등 역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제주도내 천연 동굴 가운데 규모·학술·경관·문화재 측면에서 가장 가치 높은 동굴로 평가받고 있다.
용천동굴은 총 길이 3.4㎞이고 길이 800m(깊이 12m)에 이르는 호수를 품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위 석회 동굴’이다. 위 석회 동굴이란 용암동굴이지만 용암동굴 내부에 도외지역의 석회암 동굴처럼 석회 동굴 생성물이 형성되어 있는 동굴을 말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왜 용암동굴 속에 석회 동굴 생성물이 화려하게 자리를 잡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동굴 위에 자리 잡은 해안사구 때문이다.
해안사구의 모래 속에 함유된 석회질이 빗물에 녹아내려 용암동굴 속으로 스며들었고 기나긴 시간 동안 기기묘묘한 석회 생성물들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종유석, 종유관, 석순, 석주, 산호, 동굴 진주, 동굴 산호, 유석, 휴석, 커튼, 석화 등 석회 동굴에서 생성되는 생성물이 거의 대부분 분포하며 그 형태가 웅장하고 화려하기 그지없다.
용천동굴뿐만 아니라 1995년, 농경지 정리 작업 중에 발견한 천연기념물 당처물동굴도 월정리의 지하 속에 있는데 이 동굴도 해안사구로 인해 화려한 동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의 화려한 모습을 갖게 한 월정 해안사구는 수난에 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