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신사 잔재 송정공원 금선사 등 7곳
광주시가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선다.
광주시는 오는 13일 오전 10시30분 광산구 송정공원 내 금선사 입구에서 ‘광주 친일잔재청산 단죄문 제막식’을 연다고 4일 밝혔다.
금선사 대웅전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목조 신사 건물이다. 일제는 1922년 일본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리기 위해 신명신사를 세웠고 1941년 격을 높여 같은 자리에 송정신사를 창건했다. 해방 후인 1948년 한국 스님들이 세운 정광학원은 송정신사 배전(참배객들이 손뼉을 치며 기원하는 건물)을 활용해 대웅전을 만들었고 신주사무소는 종무소로 사용하고 있다. 또 인근에 있는 ‘나무아미타불’ 탑에는 원래 ‘황국신민서사’가 새겨져 있는 등 일제 잔존물 8개가 확인됐다.
광주시는 금선사 입구에 옛 일제 신사임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제막식에는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와 유족, 민족문제연구소, 광복회 회원 등이 참석해 친일 논란이 있는 안익태 애국가가 아닌 독립군 애국가를 부르며 일제 잔재 청산 의지를 다진다.
광주시는 또 일제 군용비행기 연료 저장소인 화정동 지하동굴에도 친일잔재 안내판을 설치한다. 친일인사 4명(정봉현, 여규형, 남기윤, 정윤수)이 쓴 현판과 시문이 있는 양파정(남구 사동), 친일인사 송화식의 공적비가 있는 원효사(북구 금곡동), 신철균 남계룡이 쓴 시문이 있는 습향각(남구 세하동), 서정주의 ‘무등을 보며’ 시비(동구 선교동)에는 ‘친일 반민족행위자’라고 적힌 단죄문을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해 1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친일잔재 조사보고서’를 만들었다. 같은 해 8월 철거 민원이 있었던 광주공원 내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를 뽑아 눕혀놓은 후 단죄문을 설치하는 등 단죄·안내문 설치를 친일잔재 청산 방향으로 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친일 잔재물을 철거해버리면 후대에 잊힐 수 있기 때문에 단죄문을 통해 기억해야 한다. 남아 있는 잔재물도 조만간 처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