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 찬물 끼얹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 재개하라!
한미연합 키 리졸브(Key Resolve)·독수리(Foal Eagle) 연습이 2월 24일~4월 18일까지 실시된다.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 연습에는 한국군 1만여명과 미군 5천 2백명이 동원되고, 전구급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에는 한국군 20만명과 미군 7천5백여명이 동원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 연습이다.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우여곡절 끝에 열린 대화국면을 파탄내고 또다시 전쟁위기를 부를 수 있는 위협적인 연습이다. 이에 우리는 한미당국에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어렵게 열린 대화국면을 대결국면으로 되돌릴 수 있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하라!
북의 장성택 처형사건 이후 한미당국은 ‘북한 변화 유도 방안’ 협의를 위한 ‘북한 정세 평가 고위급회의’를 신설하기로 했고, 케리 미 국무장관은 중국과 한반도 통일문제 논의를 추진했다. ‘통일 대박론’을 앞세운 박근혜 정권은 흡수통일을 가능성의 차원이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결로 치닫던 남북이 7년 만에 고위급회담을 열고, 우여곡절 끝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켰다. 남북 사이의 불신이 여전히 심각하고 대화의 끈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지만, 남북관계가 발전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만들어진 만큼 양측은 남북화해를 저해하는 행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당국이 ‘북한 변화 유도’와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도 공세적이고 도발적인 성격의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벌이는 것은 남북 대화와 협력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또다시 대화 단절은 물론 첨예한 대결국면을 불러올 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에 우리는 어렵게 열린 대화국면을 대결국면으로 되돌릴 수 있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촉구한다.
2. 핵전쟁 위기 부르는 맞춤형 억제전략 등을 적용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하라!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에서는 대북 선제공격전략인 ‘맞춤형 억제전략’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억제전략’이란 원래 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막고, 만약 전쟁위기가 조성되었을 때는 이 위기가 전쟁으로 발전되는 것을 막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미 당국이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이 핵·미사일 사용 징후만 보여도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방안을 담고 있어 전쟁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쟁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것이다.
한미 양국군의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 선제타격훈련을 전개할 대상에는 북한의 생화학무기 관련 시설도 포함된다. 이 역시 국지전을 전면전으로, 재래전을 핵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민족의 생명과 생존을 담보로 하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한미 양국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위한 킬 체인(Kill Chain)과 미사일방어(KAMD)체계 구축을 위해 고(高)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 관련 무기체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맞춤형 억제전략'을 위한 킬체인과 미사일방어 구축 등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맞닿아 있으며,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며 대북 선제공격 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한미연합 '맞춤형 억제전략'과 일본 자위대의 대북선제공격전략이 한반도 위기를 핵전쟁으로 비화시킬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또한 올해 연습에는 2013년 3월에 한미가 합의한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원․지휘세력까지 타격한다는 이 계획은 비례성과 필요성의 원칙을 넘어서는 자위권 행사로서 전면전을 부르는 불법적이고 위험천만한 계획이다.
북한 급변사태를 빌미로 전시가 아닌 평시에 한미연합군을 투입하는 특수전 훈련이나 북한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기 위한 심리전 훈련도 전개된다. 이 또한 확전을 유발할 수 있는 도발적인 훈련이다.
3월 말 포항 일대에서 벌어지는 한미 연합상륙훈련은 1만여 명의 병력과 대형수송기, 대형상륙함,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기 등 최신 장비들을 동원하여 최단시간 내에 평양을 점령하려는 훈련이다. 연합상륙훈련에 미 해병대가 5,000명이나 투입되는 것은 팀스피리트 연습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 훈련은 한미연합군이 원산일대에 상륙해 평양~원산 축선 이남을 차단하고 평양을 점령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전형적인 공격훈련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에 핵전쟁 위험성을 높이고, 국지적 충돌을 전면전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3. 국제법과 헌법 등에 위배되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하라!
위와 같이 한미당국은 대북 선제공격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한 전쟁연습을 수시로 벌이고 있다. 한미당국자들도 공공연히 대북 선제공격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킬 체인 등 선제공격 무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미당국은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연습은 북한군 격멸, 북한 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을 작전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 등에 따른 것이다.
이는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서 자위권을 허용하는 유엔헌장 51조와 평화통일을 천명한 헌법 4조와 5조에 위배된다. 대규모 병력과 공격적 장비를 동원하여 2개월 동안이나 공격적인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그 자체로 유엔헌장(2조 4항)이 금지하는 무력 위협에 해당한다. 또한 방어만을 목적으로 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국 국경 외에서의 인원과 장비 등 무력 증강을 금지한 정전협정 제2조 13항 ㄷ, ㄹ 목에 위배된다. 대북 선제공격의 작전계획 5027은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 평화통일을 뒷받침하며, 지역의 안정과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국방부의 국방목표에도 위배된다.
이에 우리는 국제법과 헌법 등에 위배되는 불법적인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촉구한다.
4. 한반도 평화협정과 비핵화 실현하여 한반도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하라!
60년 이상 끊이지 않는 전쟁위기는 분단과 정전체제에서 비롯된다. 한반도 핵문제의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반도 전쟁위기는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시키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것을 남북과 미국, 중국 등 한반도와 주변의 당사국들에게 촉구한다.
2014. 2. 24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다함께,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변미군문제연구위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평등한SOFA국민연대,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새물약사회, 생명평화연대, 우리마당, 예수살기, 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목회자정의평화연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통일맞이, 통일의길, 평택평화센터,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AWC한국위원회, NCCK화해통일위원회(이상 39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