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사태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가운데, 오바마 미 대통령이 25~26일 방한할 예정이다.

 

우리는 타국 대통령이 방한해 정상회담을 갖고 국민들이 반대하지 않는 여러 합의들을 하고, 또한 그가 자국 국민을 대표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데 대해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한 목적이 이러한 차원을 넘어선다는 데 있다. 그의 방한 목적은 한미일 동맹 강화라는 미명아래,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인정, 한일 군사협정 체결, 방위비분담금 인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참여 또는 가입 등을 요구하는 데 있음이 이미 알려져 있다.

 

세월호 참사로 모든 국민들이 큰 슬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대다수가 원하지 않는 반성 없는 일본과의 억지 화해와 군사경제 협력을 사실상 강요하기 위해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고, 실종된 분들의 생환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는 이 마당에, 국민적 논란과 반대를 무릅쓰고 정상회담과 각종 요구를 압박하고자 방한하는 것은 외교상의 결례임에 분명하다.

 

초상집에서 상주를 곤란하게 하는 논의를 삼가하는 것은 보편적이고도 기본적인 예의이며, 우리는 오바마 미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가 이러한 점을 존중해 정상회담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이러한 국민적 추모 국면을 이용해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안을 강행하려 한다면 거대한 범국민적 저항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국민적 슬픔과 이에 근거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도 한미 정상회담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강요하고 있는 반성없는 일본과의 군사경제협력을 반대함과 동시에, 우리 국민을 무시하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무례한 행동 역시 규탄하는 실천 역시 진행하게 될 것이다.

 

2014421

한국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