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근혜 대통령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을 해임하고,

유족들에게 직접 사죄하라!
 

 

 세월호 유족들이 KBS의 왜곡, 편파보도와 보도국장의 ‘망언’에 분노해 밤새 KBS와 청와대에서 농성을 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그간 KBS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 과정에서 근본적인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함께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정권이 받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급급한 방송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는 문제가 된 KBS 보도국장의 행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전형적인 인재인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 수준으로 격하시켰고, 아나운서들에게 검은 옷을 착용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심지어 “실종자 가족들의 말을 다 들어줘야 하나?”라고까지 발언하며 물의를 일으켰다. 보도국장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KBS의 방송 내용이 어떻게 됐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유족들의 분노를 대하는 청와대의 태도 또한 국민의 공분을 낳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순수한 유가족’을 운운하며 마치 유가족들이 모종의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를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대변인이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청와대가 사고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어이없는 대응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분노를 ‘정치적 의도’라고 간주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초기 대응에서의 혼선과 실패, 사고의 배경이 된 안전과 관리감독 규제에 대한 무분별한 완화 등 이 정부와 정권이 책임져야 할 문제들은 이미 명백히 드러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책임을 요구하는 유족들과 국민들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매도하는 것은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이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쪽이 오히려 청와대임을 보여준다.
 
 청와대는 유족들에 대한 부당한 ‘색안경’을 벗고, 장악된 방송을 통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을 해임하고, 대통령이 직접 유족을 만나 사과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2014년 5월 9일
한국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