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에서 진행하는 후원회원행사나 프로그램의 객석을 보면 자주 보이는 얼굴이 있습니다.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와 반짝이는 눈빛으로 무대를 바라보다가 행사가 끝나면 조용히 인사를 건네고 사라지는 분. 바로 한성철 후원회원입니다.
한 후원회원은 2009년부터 10년 넘게 희망제작소를 후원하고 있지만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 겸손한 분인데요.
종종 연구원들에게 따뜻한 밥을 사주시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는 분이기도 합니다. 7월 8일, 고요하지만 누구보다 뜨겁게 희망제작소를 응원해주시는 한성철 후원회원을 만났습니다.
나누고 기대어 사는 삶
“사람 인(人)자를 보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입니다. 서로 나누고 기대어 살아야 하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한성철 후원회원은 ‘나눔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서로 아끼고 나누는 삶이라고 하는데요. 오래전부터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는 등 신념을 넘어 실천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희망제작소와의 인연은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역사문제연구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찾아가서 힘을 보탠 것이 희망제작소 창립 자문단 참여로 이어졌는데요.
“두 번 정도 모임에 갔을 거예요. 발기 모임에서 보니까 활동 계획에 있는 것들이 모두 의미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지방자치’와 ‘지역활성화’에 눈이 갔어요. 현장에서 주민들과 호흡하면서 대안과 정책을 만들겠다는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죠. 힘을 보태고 싶어서 기부를 시작했어요.”
기부는 사회변화에 앞장서주는 이들에 대한 존중
한성철 후원회원은 기부를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또한 기부 행위를 ‘나를 대신하여 사회변화에 앞장서 주는 이들에 대한 존중’이라고도 했는데요.
희망제작소를 비롯하여 여러 단체에 후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하네요.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물품 구매로 기부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눔 활동이 한 후원회원에게는 ‘생활의 일부’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가게의 활동 취지가 자원을 아끼고 활용한다는 거잖아요. 이를 잘 살리려면, 물품 기증도 필요하지만, 순환을 위해서는 물품 구매가 활성화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래서 정기적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주로 오래전에 들어오거나 재고가 많은 물품을 사는데요. 제가 쓰는 것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어요.”
경영 지도에서 ‘존중과 신뢰 분위기 형성’이 중요해
한성철 후원회원은 20년째 경영지도사를 하며, 중소기업의 경영과 기술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는데요.
“경영 지도를 시작하면 1개월 간 직원들하고 함께 일도 하고 이야기도 나눠요. 회사 생활의 애로사항도 듣죠. 회사를 꾸려나가는 건 사람입니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 컨설팅 과정에서 주안점으로 두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경영 지도라는 업무는 한계가 없다고 말하는 한 후원회원. 최고경영자부터 신입 직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조직을 꾸리기 위한 조언을 하는 것이 경영지도사의 역할인데요.
그러다 보니 업무 내용에 한계가 없고, 법률,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한 후원회원도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늘어나는 지식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하네요.
희망제작소에서 더 많은 시민과의 접점 만들어주길
희망제작소에 바라는 점을 묻자 한 후원회원은 ‘지금도 잘하고 있다’며 ‘더 힘을 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시민과 희망제작소의 접점이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이 방법을 후원회원과 함께 찾아보면 의미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보탰습니다. 이를 위해 후윈회원과 소통의 자리가 늘어나길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하게 돌아가는 곳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연구원들이 고맙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연구원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