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4대강 보 처리방안이 발표될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시민들이 촛불로 세운 정부가 4대강 보 해체하고 재자연화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리라는 기대였다.
○ 청와대는 2017년 5월 22일 대통령 업무지시를 통해 ‘4대강 보 상시 개방 착수’, ‘물관리 일원화’,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발표했고 2019년 2월 4대강자연성회복을위한조사평가단(이하 조사평가단)은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후 1년 6개월이 흘렀다. 보 해체를 확정하겠다는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언제 열릴지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4대강 현장은 개방된 곳을 제외하고 여전히 녹조와 붉은깔따구, 큰빗이끼벌레가 강을 갉아먹고 있다. 국민의 힘으로 세운 촛불 정부가 국민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 최근 방영된 PD수첩과 뉴스타파를 통해 우리는 보 처리방안이 왜 이렇게 미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환경부와 청와대가 그 동안 4대강 재자연화에 소극적이고 방만한 태도로 일관한 것, 그리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구성되었음을 확인했다.
○ 시민사회 인사와 4대강 사업을 반대했던 전문가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히려 이 사업을 찬성하며 당위성을 마련했던 전문가를 위촉하는 등 애초에 시민사회가 지적했던 심각한 전문성 부족과 편파적 구성이 드러난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결국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딴지와 시간끌기로 보 처리를 미루고 있다.
○ 더 어처구니 없는 소식은 최근 환경부가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대해 별도의 국민인식 설문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 진행했던 4대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철거확정이 다가온 이 시점에 다시 하는 것은 시간을 끌겠다는 이유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해진 절차가 있는데, 야당 국회의원의 항의로 국무총리실에서 개입했다는 부당한 정치 개입의 후문도 들려온다.
○ 더욱이 낙동강과 한강은 조사평가단이 모니터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수문도 열지 못하고 방치된 지난 3년간 지역의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녹조와 붉은깔따구, 수질악화를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보를 개방하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지만 환경부는 현실적으로 보 개방이 어렵다며 3년간 손을 놓고 있을 뿐이다.
○ 우리는 환경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직무를 방기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현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거짓말로 만들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일은 우리 강의 재자연화 이다. 4대강 재자연화가 이대로 정쟁거리로 전락하게 둘 수 없다.
○ 66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금강유역환경회의, 세종금강살리기시민연대,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는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과감한 정책 결단, 대통령의 공약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 3년이 지난 시점까지 아무것도 진행하지 못하는 정부를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지금 당장 4대강 16개 보 철거를 확정하고, 재자연화를 위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
○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4대강의 보 처리방안을 확정해 추진하라!
–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금강 보 처리방안을 ‘금강 3개보 완전 해체’로 결정하라!
– 환경부는 4대강 재자연화 공약대로 낙동강과 한강의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고, 수질 개선을 위한 전면적인 보 상시개방을 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