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공주 모니터링을 다녀왔다. 공주에서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곰나루 맞은편에 있는 쌍신 공원이다. 곰나루를 갈 때 멀리서 보았던 곰 조각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밟아 자연스레 만들어진 길을 따라 주욱 걸어가다 보니 금강의 요정 김종술 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 알을 찾기 위해 쌍신공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흰목물떼새 알의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아 알을 찾는 것이 얼마나 눈이 아프고 힘든 일인지 알지 못했다. 곰나루에 발견한 흰목물떼새 알이 있어 보러가기로 했다.

곰나루로 도착하니 대학원생 2명이 잠복을 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물떼새의 알을 찍고 있었다. 유투브로 다큐멘터리를 만드려고 한다고. 흰목물떼새는 낯을 많이 가리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고 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모니터링 하고 있는 제비와는 너무나 다른 성격이다. 우리도 조심스럽게 알을 살폈다. 작은 메추리알 크기에 다른 새처럼 나무에 알을 품는 것이 아니라 강에 있는 모래톱 주변에 큰 자갈사이에 숨겨 알을 낳고 품는다. 보통 나무에 지붕을 짓는 새들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그래서 김종술 기자는 이런 상황을 관심이 없는 사람은 모르기 때문에 흰목물떼새의 번식기가 되면 사람들이 모르고 밟을 수 있어 평소보다 더욱더 금강을 지키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직접 찾아내 지키고 보호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금강의 요정다웠다.

새들의 낯가림이 더 심해지기 전에 우리는 곰나루에서 빠져나왔다. 그 다음 우리가 향한 곳은 백제보다. 얼마전 수문이 개방되어 녹조가 보이지는 않지만 100% 다 열린 것은 아니라 콘크리트 고정보 60%를 제외한 40% 정도의 가동보 수문만 열렸다. 그래도 개방이 되어 흐르지 않았던 강물이 흐르며 강바닥에 쌓였던 펄층이 씻겨나가고 있다. 강 밑을 살펴보니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가마우지와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방개를 볼 수 있었다.

 

가동보에 수문이 조금 열린 것만으로도 생태 개체수들이 어느정도 돌아왔다. 하지만 반대편인 고정보에는 살아있는 그 어떤 것도 볼 수 없었다. 그저 역한 냄새와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인 큰빗이끼벌레와 붉은 깔따구만 보일 뿐.

한참 백제보를 보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는 막국수 맛집인 ‘장원 막국수’로 향했다.

유명한 곳이다 보니 이른시간에 갔음에도 줄이 꽤 길었다. 한참 기다렸다 먹었던 막국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배불리 먹고 다시 출발한 곳은 유구천 근처 모래톱! 수문이 개방 되면서 모래톱이 생겨 물떼새가 번식을 했다고 한다. 역시 작은 크기에 알이 돌과 풀을 방패 삼아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하지만 조금 더 걸어가니 오토바이 바퀴자국이 여기 저기 강변을 훼손한 흔적이 보였다.

금강의 수문을 열어 강변에 모래톱이 생기고 생태계의 안정을 찾고 있게 된지 얼마 안되서 자기들의 유익을 위해 다시 훼손을 한 것이다. 그들의 유희를 위해 수문을 열고자 노력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개방한 물이 정화되면서 돌아온 물고기들을 잡겠다고 낚시꾼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등 강변을 훼손하기도 한다.

 

금강의 요정 김종술 기자도 사륜 오토바이를 끌고 모래톱을 훼손한 것에 대해 분노를 토했다.

거기에 꼬마 물떼새의 알이 밟힐 뻔 했다는 것이다. 먹이사슬로 인해 먹고 먹히는건 자연의 섭리지만 인위적인 오토바이로 들어와 아무 생각 없이 훼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한참을 이 사건으로 얘기를 하고 혹시나 물떼새의 알이 있을까 하여 강변의 모래톱을 한참 돌아다닌 후 그날의 금강 모니터링은 마무리가 되었다. 올 때 마다 금강에서 느끼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수문이 개방되고 좋은 상황만 일어나지는 않지만 자치단체와 시민들의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관심을 둔다면 분명 우리에게 좋은 그리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곧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나가고 많은 시민분들과 같이 활동하고 노력하여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기를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