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삶들이 존중받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새벽 4시 20분. 어제 마지막 열차를 몰아 기지창에 들어왔던 기관사가 쪽잠을 깨고 숙직실을 나선다. 같은 시각, 좁고 기다란 터널 끝에서 밤새 수리하고 돌아오는 정비사들이 어슴푸레 보인다. 졸린 눈을 비비고 나온 역장의 손끝에 역사 입구를 가로막던 셔터가 올라간다. 일제히 형광등이 켜지면 이곳, ‘언더그라운드’에도 아침이 온다. 모두가 잰걸음으로 땅 위 삶을 향해 지하를 거쳐만 갈 때, ‘언더그라운드’에는 이 반듯한 공간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시끄럽게만 돌아가는 세상 아래, 지하에서의 삶은 어떠한지 그들에게 다가간다.<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