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우리는 지난 6.23 ‘대구시 교육청이 학생들에게 지급한 나노필터 마스크에서 독성물질인 디메틸포름아마이드(이하 DMF)가 40ppm가량 검출되었으므로 ‘민·관 합동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후 대구시와 시교육청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조속한 검증과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마스크를 개발한 다이텍연구원(이하 다이텍)은 여전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품질기준을 통과한 안전한 제품이고, 자신들의 검사에서는 DMF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다이텍은 또한 ’자료도 제시하지 않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믿을 수 없고, 40ppm이 검출되었더라도 극히 미량이라 전혀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심지어는 ‘회사에 손해를 입힌 시민단체와 제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겁박하고 있다.

 

대구시와 시교육청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시는 민관합동 검증을 수용한다면서도 다이텍의 전문성만 믿고 직접 나서지 않은 채 시민단체가 유해하다는 근거를 먼저 제시하라는 태도를 보였으며, 시교육청은 검증 문제를 다이텍과 시민단체의 책임으로 몰아가며 결과에 따라 어느 쪽이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이는 사건의 발생에 대해서는 책임 주체가 아닌 양 뒷짐을 지면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주체가 되겠다는 이율배반적 태도이다.

 

이에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이 걸린 문제를 두고 더는 공방만 하고 있을 수 없으므로 다이텍이 어떻게 시민들을 기만하고 있는지를 밝히고, 이 사태의 최종 책임자인 권영진시장이 문제해결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며 입장을 밝힌다.

 

  1. 다이텍이 틀렸고, 시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나노필터 마스크는 충분히 유해할 수 있다.

① 다이텍은 식약처의 의약외품 품질기준을 통과했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이다. 식약처 고시는 ‘교체용 폴리프로필렌 필터 부직포’에 대한 것으로 다이텍이 나노필터에 사용한 ‘폴리아릴이서설폰’ 고분자는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② 식약처는 ‘나노필터 마스크는 안정성 문제로 허가된 적이 없으며, 마스크에서는 미량이라도 DMF가 검출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③ 다이텍은 ‘DMF 40ppm은 마스크 필터 낱개 무게 380mg으로 했을 때 잔류량은 0.016mg/ea으로 검출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으나 이 또한 눈속임이다. 어떤 양이 전체의 100만분의 몇을 차지하는가를 나타내는 단위인 ppm으로 보면 필터 만장이나 한 장이나 똑같은 비율 즉 40ppm이 잔류하는 것이다.

④ 환경부의 친환경 의류기준은 10ppm이하 이고, WHO 보고서는 느슨하게 잡 아도 30ppm이상은 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의류 기준도 이럴진대 호흡기로 직접 흡입되는 마스크면 이 기준은 더 낮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다이텍은 엉뚱한 근거를 대며 유해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며 안정성을 호도하고, DMF가 검출되었다 하더라도 요상한 계산법으로 유해성을 부정하면서, 시험성적서는 공개하라고 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다이텍을 믿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 검증에서 다이텍과 함께 할 수 없고, 다이텍이 제대로 된 시험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다이텍 이야말로 DMF 시험성적서와 식약처 품질기준 시험자료 등 이 문제 관련 일체의 자료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1. 이 사태는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매우 유사하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 된다.

가습기살균제의 살균제 성분인 폴리헥사메일렌 구아니딘(Polyhexamamethylene guanudine: PHMG) 등은 피부독성이 다른 살균제에 비해 5~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해서 가습기살균제 뿐 아니라 샴푸, 물티슈 등 여러 가지 제품에 이용된다. 하지만 이들 성분이 호흡기로 흡입될 때 발생하는 독성은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할 때까지 아무런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가습기살균제는 공산품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식품위생법이나 약사법이 아닌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른 일반적인 안전기준만 적용되어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다. 2017년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유아용 매트에 가습기 살균제 물질이 각각 10mg/kg, 2mg/kg 검출되어 흡입독성 관련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고 하였고, 소비자보호원은 해당 제품 사용자제를 권고했으며, 해당 제품 제조사는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나노필터 마스크 문제와 유사하지 않은가. 특히 나노필터 마스크도 보건용이 아니라 공산품이고, 온종일 호흡기로 흡입될 때 얼마나 유해한지 검증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마스크 필터에서 DMF가 40ppm이나 검출되었다면 얼마나 위험할지 누가 알겠는가. 유아용 매트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검출되어 사용자제를 권고하고 흡입독성 검사를 진행한 마당에 직접 호흡하는 마스크라면 그 위험성에 대해 더욱 긴장하며 신속하게 조사하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1. 이제 이 사태는 전적으로 대구시가 책임져야 한다. 권영진 시장이 늑장을 부리고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이는 직무유기다.

다이텍은 대구시가 지원하는 전문생산기술연구기관으로 시의 고위 공직자가 운영에도 참여하며, 시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감독도 해야 하는 기관이다. 더구나 대구시는 문제의 마스크 필터를 800만장 구입하여 300만장을 학생들에게 지급하도록 했고, 500만장을 비축한 당사자다.

그런데도 다이텍과 교육청의 문제로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직무유기에 다름아니다. 더구나 그 상황이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유사하다면 더더욱 긴장하고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대구시는 지금 즉시 발생한 문제들을 조사, 검증하고 사태가 더이상 발전하지 않도록 신속한 예방에 나서야 한다.

 

우리의 주장

 

  1. 다이텍은 더이상 믿을 수 없다. 대구시는 이 일과 관련된 다이텍의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조사하여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1. 대구시는 현재 지급된 해당 마스크를 전량 회수하고, 관련 업체의 모든 생산 및 유통을 중단시켜야 한다.

 

  1. 대구시는 이 마스크를 사용한 아이들 및 시민들의 건강영향평가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

 

  1. 대구시는 지금 즉시 민관합동검증에 임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1. 대구시는 검증 결과에 따라 관련 기관의 책임을 묻고,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예방조치에 나서야 한다.

 

2020.7.6

 

대구광역시의회 김동식의원·대구참여연대·대구의정참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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