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고마워]지느러미만 봐도 알아요···"제주해안서 돌고래 만나면 꺼내보세요" http://h2.khan.co.kr/202006031606001

의외로 쉽게 남방큰돌고래들을 개체별로 식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개체마다 지느러미 형태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돌고래들의 지느러미는 태어날 때는 매끈하고,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성장하면서, 또 성체가 된 이후 상처를 입고, 긁히면서 저마다 독특한 형태를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지느러미에 상처가 없는 개체는 식별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화여대와 일본 교토대 출신 연구자들로 구성된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최근 공개한 ‘2019년 등지느러미 목록(Fin Book)’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MARC 연구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 사진과 상세 설명을 담은 자료를 모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등지느러미 목록’이란 위에서 설명해드린 것처럼 돌고래의 개체 식별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등지느러미 사진을 촬영한 뒤 일련번호를 부여한 연구자료를 말합니다.

현재 제주 바다에서는 대형 선박은 물론 해상관광을 위한 제트스키나 고무보트 등이 다수 운행되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돌고래 무리에 가까이 접근해 돌고래들을 교란해 물의를 빚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핫핑크돌핀스 등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제주도 차원에서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물론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해양수산부에도 해양포유류 보호를 위한 법률을 제정할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치들은 먼 옛날부터 제주 연안을 토대로 인간과 공존해온 남방큰돌고래들이 앞으로도 존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기범 기자의 살아남아줘서 고마워(32) - 제주 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를 만나면 ‘지느러미목록(Fin Book)을 꺼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