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5월 8, 2020 - 01:33
[기자회견문]
부산시는 존폐기로에 놓인 부산시 동백전 대책을 확실하게 수립하라!
부산시 동백전이 불안정한 운영시스템, 예산 대책 미비 등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근시안적이고 무계획적인 동백전을 발행하였고, 이후 캐시백을 확대하고 이에 따른 이용자가 증가한 점을 유일한 실적으로 내세우며 동백전 성과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캐시백 예산 소진 이후의 지속가능한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책을 내 놓고 있지 못하고 있어 부산 시민과 시민단체들은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시는 지난 4월 29일 발표를 통해 4월 28일 기준으로 동백전 가입자 수 75만명, 결제액 4,000억원에 달한다고 하며, 캐시백 한도 및 요율을 5월 1일부터 월50만 원 및 6%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또 100억원의 추경예산을 확보하여 캐시백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추가예산 소진 시 캐시백이 중단될 것이라고도 하였다.
부산시민사회와 중소상공인단체에서는 동백전 발행 전부터 동백전이 지속가능하게 안착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할 것, 동백전 운영 시스템과 운영사 선정이 부산시민 편의 중심으로 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부산시는 시민사회와 소통은 나 몰라라 한 채 연 초 발행에 쫓겨 주먹구구식으로 동백전을 발행하였고 지금과 같은 동백전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부산시 동백전 운영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부산시는 동백전의 캐시백 한도와 요율을 기존 월 100만원 한도, 10% 캐시백에서 월 50만 원에 6%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규 추가예산이 소진된 후에는 캐시백이 중단된다고 하였다. 캐시백 한도, 요율 축소는 캐시백 10%라는 혜택으로 인해 이용자가 급속히 늘어난 결과이며, 이는 이용자가 급증한 2월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나 대책을 세우지 못하다가 급작스럽게 한도 및 요율 조정, 캐시백 중단 가능성까지 발표를 하였다. 캐시백이라는 유인효과로 인해 시민 이용이 늘어난 점을 감안한다면 캐시백 중단을 이렇게 쉽게, 대책 없이 발표하는 처사를 납득하기 어렵다.
2. 부산시는 동백전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GS편의점 일부 품목에 대하여 1+1 행사를 시작하고 여러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를 틈타 경제활성화라는 미명하에 동백전이 지역화폐임을 간과하고 대기업에 혜택을 주려하는 그야말로 이상한 대책일 뿐이다. 지역화폐는 부산 시민들의 소비에 따른 자금이 중앙에 본사가 있는 대기업들에게 유출되지 않고 부산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지역공동체 개념의 화폐이다. 동백전을 통해 부산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지에 대한 대책 수립이 우선이지 대기업 프랜차이즈 대책이 우선이 아님을 직시하길 바란다.
3. 동백전 카드 발급 방법도 여전히 불편하다. 부산시는 캐시백이 중단되더라도 체크카드로 계속 사용할 수 있음을 강변하고 있다. 체크카드 방식은 이용자 불편성으로 인해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반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동백전 위기 상황에서도 이를 고집하고 있는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또 부산의 60세 이상 인구는 타 광역지자체보다 월등히 높아서 그 비율이 약27%인데 비해 3월말 기준 동백전 가입율은 4만 5천명에 불과하여 전체 가입율의 8.5%에 불과하다. 이는 하나은행에 이어 최근 부산은행 지점에서 발급이 추가로 가능하다고는 하나 여전히 노인들이 가입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접근성이 더 높은 미성년자는 은행을 방문해야만 발급이 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발급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개선이 요구된다.
4. 예산을 압박하고 있는 운영 수수료도 문제이다. 부산시는 운영사 KT에 발행금액 3000억 원 미만은 1.155%, 이상은 0.99%의 운영 수수료를 부담한다. 이는 부산시가 KT와 처음 계약할 때 운영 수수료 체계를 부적절하게 설계한 결과이다. 발행규모가 클수록 부산시에 부담이 되는 정률제는 광역지자체 중 부산과 울산에 불과하다. 울산은 지역화폐가 실패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음은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5. 지역화폐 동백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캐시백 유인책이라는 근시안적인 대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다. 캐시백 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예산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동백전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캐시백에만 메달릴 것이 아니라 다각도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일반발행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정책발행인 아동수당, 재난지원금 등 각종 정책수당 지급에도 적용시켜서 활성화시키고, 동백전 플랫폼을 활용하여서 중소상공인, 자영업 가맹점 확대와 판매확대를 꾀하고 이들이 자체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부산시는 동백전이 도입되기 전까지 민·관이 참여하는 지역화폐추진단을 운영하였으나 시민단체와 소상공인들의 제안은 대부분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였으며, 추진단이 해산된 후 꾸렸어야 할 ‘지역화폐정책위원회’는 조례상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성하지 않는 무성의함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정책위원회를 꾸리겠다고 하고 있으나 이는 부산시 자체 대책을 다 내놓은 상황에서 벌이는 뒷북행정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부산시는 동백전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라는 중요한 명제를 앞에 두고 이제라도 땜질식 처방을 중단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20년 5월 7일
부산참여연대,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