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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노동사회
‘모든 노동자에게 형평성 있는 복지를’
 
작성: 이상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차장
 
 
2020년 4월27일 오후, 가락시장역 부근에 위치한 서울 동남권 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임상현 법률지원팀장과 오재원 정책연구팀장을 만났다. 취약계층 노동자를 대상으로 일선에서 상담·법률·교육 지원활동을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왼쪽부터 임상현 법률지원팀장 / 오재원 정책연구팀장
 

이상원(이하, 이):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임상현(이하, 임): 안녕하세요. 서울 동남권 노동자종합지원센터(이하, 동남권 센터) 법률지원팀에서 일하고 있는 임상현 노무사입니다.

오재원(이하, 오): 안녕하세요. 함께 일하는 정책연구팀장 오재원입니다.

: 동남권 센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2015년 박원순 서울시장의 노동존중사회 공약에 따라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만들어졌고, 이후 자치구별로 각종 센터들이 생겨났습니다. 동남권 센터는 2019년 12월 12일 개소했고,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총 4개의 자치구를 담당 권역으로 있습니다. 주요 활동은 운수·물류·IT 부문의 취약계층 노동자의 상담 및 각종 권리구제입니다. 나아가 연구를 통한 실태조사, 입법제안 등 정책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권역별 센터라고 하셨습니다. 산하 자치구별 센터를 총괄하는 역할도 있을 것 같습니다.

: 현재 모든 자치구에 노동자종합지원센터가 있지는 않습니다. 2021년까지 25개 자치구 전부에 노동자종합지원센터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동남권 센터 권역 중 강동구 외에는 별도 자치구 센터가 없기 때문에 권역별 센터에서 자치구 센터가 없는 곳의 사업 집행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휴직, 해고 등의 문제가 확대되었을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센터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 최근 코로나19가 아무래도 제일 크다보니까 수탁기관인 한국노총에서는 현장지원단, 코로나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의 기존 지역상담소도 이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동남권 센터도 이들과 연대하여 상담사례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관련 상담사례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관계, 불균형한 정보

: 센터에서 맡고 계신 업무는 무엇입니까?

: 기본적으로 전화, 대면 등 노동법률상담이 들어오면 진행하고, 또 임금체불 및 부당해고 등 각종 진정과 관련해 노동자의 권리구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주요 업무가 상담이신데, 요즘은 주로 어떤 주제로 상담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까?

: 주로 강요에 의한 유급 혹은 무급 휴가, 혹은 휴직 등의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대부분 증거 확보가 어렵습니다. 녹취 등은 없고 오히려 사용자들이 사직서 같은 각종 동의서를 준비하여 법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미 서명한 노동자들은 무엇을 썼는지,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복사본 또한 구비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울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정보에 많이 취약합니다. 최근 상담할 때는 서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계약서나 동의서 등 서류를 잘 확인하시라고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 저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해고, 연차휴가 등과 관련한 상담사례가 기억이 많이 납니다. 센터는 노동 관련 법률상담, 해석을 도와주는 곳이지 입법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진 불합리한 상황을 겪은 분들이 법이 왜 이러냐며 저희 쪽에 문제를 제기할 때 가슴이 아픕니다. 동남권 센터 활동이 활발해지고 널리 알려지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노동자의 노동복지 증진을 위해

: 오 팀장께 여쭤보겠습니다. 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적절한 질문이 아닐 수도 있는데, 지역 내에서 동남권 센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 원래 센터의 중점 사업 대상은 운수·물류·IT 노동자였습니다. 그런데 2020년도 사업을 시작하며 플랫폼 노동자가 포함되고, 최근 코로나19까지 함께 묶여 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은 평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권역별 센터의 취지는 권역에 있는 노동자 지원이겠지만, 다른 지역 노동자 상담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와 밀접하게 다다가고 있다는 것이겠죠.

향후에는 동남권 4개 자치구의 취약계층이 전국구 취약계층 특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남권 센터가 세부적인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동복지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제도가 취약계층의 노동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스페셜리스트’를 꿈꾸며

: 센터 활동하시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려보셨는지요?

노무법인 경험, 센터 안에서의 경험을 해오며 느꼈는데, 자격증만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센터에서 있는 동안은 다양한 사건을 접하며 구체적 사실관계의 차이에 따른 특수성을 이해하며, 사건에 따른 전문성을 기르고 싶습니다. 노무사 사이에서도 전문적인 ‘현장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저는 모든 미조직 노동자를 위한 ‘노동회의소’가 한국에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한국형 노동회의소가 설립될 때 우리 센터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 같고, 센터 안에서 현장의 노동자와 연대하며 최선의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 두 분과 동남권 센터의 앞으로 활동이 기대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