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일상의 소품#3 증언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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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강제로 떠나게 된 내 나라 
죽을 고생 지워지지 않을 치욕
질긴 명줄 끊어지지 않아 
겨우 돌아온 내 나라 내 땅에서 
나에게 숨겨진 이름은 위안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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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삶속에서도 , 가혹한 운명에서도
여든 일곱 모질도록 질긴 날들을
이렇게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어린 여러분들에게 전해줄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온몸으로 전하는 역사의 증언을 기억해주세요.

처음 뵙는 분이었다.
하지만 홍삼캔디 하나를 꺼내어, 
똑똑똑 내 등을 두드리며, 
먼저 쥐어주시는 그 손은 따뜻했다.

절절한 증언 
생생한 기억
침묵을 강요했던 날들에서 
만인의 외침이 되기까지
천여번의 수요시위가 있었고 
3번의 소송과 2번의 승리가 있었다.

이제 남은 하나의 소송은
1965년 한일협정 회담록에 관한 정보공개청구소송
2014년 7월 25일 선고일을 앞두고 
할머니는 묻고 계셨다.

검은 양심마냥, 검정칠로 가득한, 그 검은 여백 속에서
“과연 국가는 무엇입니까?”

“나는 일본을 진실로 걱정합니다. 
일본이 진실로 반성하지 않는다며, 
그 '화'는 반드시 그 후대에 미치게 됩니다.
나는 일본이 망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결국 이웃나라입니다.“

씹어도, 갈아도, 시원찮을 평생의 원수에 대한 
미움의 칼은 이미 할머니의 마음속에 없었다.
대신 뜨겁도록 그 마음을 채운 건 
오로지 반복되어서는 안 될 
지난 역사의 비극을 막기 위해 
지워져서는 안 될 
지난 역사의 망각을 막기 위해
온 몸으로 증언하는 살아있는 양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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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C한일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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