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ion id="attachment_205333" align="aligncenter" width="640"] ⓒ프리픽[/caption]
플라스틱세, 아직 생소한 단어죠? ‘플라스틱세(plastic tax)란 말 그대로 플라스틱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2018년 1월, EU에서는 ‘순환 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유럽 차원의 플라스틱 세금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문제가 초래하는 실제적인 변화를 설명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바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의 억제 뿐만 아니라 생산에서 소비, 사용하는 플라스틱 양의 절대적인 감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유럽차원에서 적극적인 규제로 플라스틱을 감축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후로 ‘플라스틱세’는 전 세계적인 핫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탈리아, ‘1kg당 1300원’ 플라스틱세 도입
[caption id="attachment_205338" align="aligncenter" width="640"] ⓒ프리픽[/caption]
유럽연합 중 이탈리아가 최초로 플라스틱 세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2020년 예산법안에 따르면 2020년부터 1kg당 1유로(한화 1,300원)의 플라스틱세를 도입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가 발표한 ’플라스틱세‘이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일까요?
이탈리아의 플라스틱세는 기업이 배출하는 플라스틱 1kg당 약 1유로(한화 1,30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병, 폴리에틸렌(비닐) 봉지 및 세제 용기, 완충제(뾱뾱이), 가전제품 포장 및 제품 라벨 등이 포함됩니다. 과세 대상자는 플라스틱을 생산, 제조, 판매하는 기업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포함됩니다. 이와 반대로 생분해성 물질을 생산하는 회사는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원천 규제하자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비닐봉지 세금 이후 25% 감축
유럽연합을 제외하고 플라스틱세를 도입하겠다고 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해양 쓰레기 배출 2위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파괴를 더는 내버려 둘 수 없다며 플라스틱세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지난 2016년 2월부터 22개 주요 도시에서 판매되는 비닐봉지에 개당 200루피아(17.54원)의 소비세를 부과한 적이 있는데, 이후로 수개월 만에 비닐봉지 사용량이 25%나 급감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닐봉지 감축 사례와 같이 플라스틱세 도입의 효과도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의 플라스틱세는 음료를 담는데 쓰이는 소형 플라스틱 용기와 식용유 등을 담는 플라스틱 포장에 개당 최소 한화 18원의 소비세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만드는 데 5초, 사용하는 데 5분, 분해되는 데는 500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2017년 연평균 기준 비닐봉지는 235억 개, 페트병은 49억 개, 플라스틱 컵은 33억 개가 사용되었습니다. 1년간 사용된 비닐봉지로 한반도를 70% 가량 덮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스틱에 대해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습니다. 유럽연합이 아닌 인도네시아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파괴를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며 플라스틱세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였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욱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