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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20.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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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 엘시티가 다가온다! 특혜로 가득한 한진 CY부지 개발 방향 전면 재검토 하라
2 엘시티가 다가 온다! 특혜로 가득한 한진 CY부지 개발 방향
전면 재검토 하라!
 
사전협상제도는 지역 내 5000이상의 유휴 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를 개발할 때 시와 민간 제안자, 외부 전문가가 해당 토지의 용도지역 간 변경과 개발계획 수용 여부 등을 일괄 협상으로 결정하는 제도이다. 일반적인 지구단위계획은 용도지역 내의 변경만이 가능하나,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은 용도지역 간의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용도변경을 쉽게 해줌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민간사업자가 가져가게 되어 합법적 특혜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한진 CY 부지에 대한 사전협상제도는 위에 지적한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재송동 한진 CY 부지의 경우 주거가 불가능한 준공업지역이다. 그런데 사전협상제도에 따라 주거가 가능한 부지로 두 단계나 상향되어서 이것만으로 특혜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한진 CY 부지에 사업자가 제안한 계획을 보면, 높이 69(225m), 3071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레지던스, 판매시설 등이 조성된다고 한다. 사실상 센텀1지구와 같은 초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이미 해운대구는 초고층 빌딩과 주상복합 건물들이 집중되어 있어 또 한진 CY 부지에 주상복합시설과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해운대 일대의 교통난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지금도 불경기인 센텀 상가의 불경기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등 교통,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상업지로의 용도변경을 통한 특혜와 막대한 개발 이익에 대해 사업자는 1,100억 원을 사회로 환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부산시가 2016년에 제안한 지구단위계획 사전협상 기준을 보면, 2종 일반주거지를 상업지로 변경하게되면 공공기여비율 기준이 40%인데 사업자가 제시한 1,100억 원이 공공기여비율에 적합한지가 먼저 검증되어야 하고 이와 함께 총 사업비와 개발이익에 대한 산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사전협상제도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지역이라도 토지의 활용도가 제한되어있는 토지를 도시기본계획상 토지이용계획에 부합되고 지역균형 발전 및 공공기여시설 확장이 인정되는 경우협상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일괄 협상 방식으로 결정하는 제도로, 놀고 있는 토지의 이용도를 높이는듯하지만 실은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와 사업자의 막대한 수익 창출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전협상제도는 협상조정협의회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하는데, 먼저 그 협의회의 구성은 공공(부산시) 3~5, 민간(제안자) 3~5, 외부전문가(도시계획위원. 도시건축공동위원) 2~3명으로 구성하게 되는데, 기존의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나 건축위원회 구성에 민간, 특히 사업자가 들어감으로써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할 위원회가사업자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 있게 되어있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구성되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또 구성원이 공공 3~5, 민간 3~5명인데 비해 전문가들은 2~3명으로 그 수가 적다는 점, 선발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2. 협상조정협의회는 제안된 사업계획, 공공기여 계획 등에 대한 양측의 이해를 교환 하고 협의하며, 실제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적정성이 우선 고려되고, 자연적, 사회적 환경 및 주변 지역주민과 부산시민의 의견과 이해관계 반영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공기여 계획과 사업계획의 교환과 협의로 협상 시행을 결정하는 것은 도시계획의 원칙과 과정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고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3. 협상조정협의회에 어디에도 지역주민의 의견과 요구를 수렴하는 절차가 없는 것 또한 민간사업자의 이해관계만 반영하는 것으로서 부산시와 민간사업자의 협상과 협의로 도시관리계획이 변경되는 것이며, 이는 유착, 특혜, 비리라는 기존의 공무원과 민간사업자의 관행을 제도로 보장해주는 상황으로 변질 될 수 있다. 개발이익의 사유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개발가치와 기대효과가 큰 토지라 할지라도 개발계획 수립 및 실현이 쉽지 않아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가 힘들다면 공무원, 민간사업자, 전문가만으로 협의회를 구성할 것이 아니라, 이런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주변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도 협의회에 참여하게 하여서 좀 더 폭 넓은 구성이 되어야 만이 민간사업의 개발 이익과 유착이라는 시선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서울은 부산보다 이 제도를 먼저 받아들여 몇몇 토지에 이를 적용하고 있으며, 제도 보완을 위해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 전면 개선 방안마련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사전협상 대상 부지에 대해 여러 가지 제한을 부여함으로써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전협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은데, 부산시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사례
 
서울의료원 부지는 올해 일부 부지(22650)를 우선 매각해 국제업무 및 마이스 지원시설 외 잔여부지는 국제기구 전용공간 및 문화시설 등 공공용도로 유보하되 향후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쳐 개발방식을 결정.
 
 
한전과 옛 한국감정원 부지는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사전협상을 통해 세부 개발계획을 세울 예정인데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하는 대신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을 통해 부지면적의 40% 내외를 기부(토지, 기반시설 등)
 
옛 한국감정원 부지 준주거지역으로 높이면서 부지면적의 20% 안팎을 기부채납하게 하고 이때 건물 높이는 탄천 등 주변 여건을 고려해 조화로운 경관 형성을 유도
 
 
 
위와 같은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이 사업자보다 지역주민 또는 서울시민에게 더 이익을 주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확인 할 수 없으나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협의, 협상을 한다는 점에서는 부산시의 사전협상제도와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또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용역을 보면, 중소규모 부지에 대한 사전협상 기준 마련 및 행정지원 추진, 도시계획시설 부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지침 검토, 도출된 문제점, 관련 법규 및 정책변화 등에 대한 제도 보완 등의 과업 내용이 들어 있어 현행 사전협상제도의 문제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부산시도 서울시의 경우를 잘 반영하여 협상기준, 가이드라인, 제도 보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사전협상제 논의 과정 참여를 통한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120일 열린 협의회에서 제시된 부산시의 기본 입장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1. 상업용도로의 용도변경을 기본 전체로 협상 진행하였다는 점 2. 사업자가 제안한 부분이 이미 20199월에 있었던 시민토론회에서 공론화 되었다고 주장하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업자의 제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와 여기에서 나온 문제점 및 대안이 논의 된 다음이라도 부산시가 나서서 드러내기 쉽지 않은 입장을 그것도 첫 회의에서 사업자가 아닌 부산시가 용도변경을 전제 했다는 것은 객관적이고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부산시의 태도가 아닐뿐더러 공공성을 우선해야할 관의 입장도 아닌 것이다. 그리고 20199월 시민토론회에서 주거시설, 상업시설 등의 사업자 제안 사항은 공론화가 되어 합의 된 것이 아니라 사업자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그 토론회 또한 구성을 포함해 일방적으로 진행된 토론회로 방식과 내용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산이 난개발의 대표적인 도시 모델로 회자되고 있는 수치스런 현재 상황을 부산시가 나서서 더욱 심각하게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진 CY부지 개발은 부산의 가장 큰 적폐이며, 지금도 부산의 곳곳에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2의 엘시티가 될 기로에 서있다. 사업자가 제안한 대로 진행될 경우 사전협상제도는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가 통하는 제도로 전략하여서 한진 CY부지 개발은 제2 엘시티 개발로 변질 될 것임을 부산시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준공업지역과 공업지역은 없애면서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을 짓는 것은 미래를 보지 않는 모순된 행정이라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산업부지가 없어 청년이 떠나는 도시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일자리는 만들 수 있고 청년을 잡을 수 있는 기반 지역을 없애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