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파병 결정을 공식화했다. 1월 21일 오전 언론들은 국방부를 인용해 일제히 이 결정을 보도했다. 국방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해협 다국적 해군 함대에 연락장교 2명을 파견하고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확대해 호르무즈해협으로 파병할 것이라고 한다. 파병에 대한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이 사실을 국회 국방위원장 안규백(민주당)도 기자들에게 확인해 줬다.
이번 결정을 두고 정부가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인 거짓말이다.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든 주범은 패권 유지를 위해 군사적 모험을 벌이는 미국이다. 이번 파병 결정은 미국이 중동 불안정을 키우는 것을 돕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와는 무관한 결정임을 강조하려고 “독자적” 파병 결정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곳에 파병된 한국군의 군사 활동은 미국의 이란을 겨냥한 작전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그리고 앞서 파병한 일본 자위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내세운 대對이란 위협의 명분을 뒷받침하고 미국의 군사 부담을 줄여 줄 것이다.
한국 정부의 파병 강행은 단지 미국의 요청 때문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한국 지배계급 나름의 이해관계와 특히 이 경우 중동에 걸린 한국의 이해관계를 위해 파병하는 것이다.
중동에서는 미국 등 서방이 일으킨 전쟁과 제재 탓에 무수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과 집을 잃었다. 2000년대 중엽에 이라크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해 미국의 전쟁 노력을 지원한 한국 지배자들의 손에는 중동 민중의 피가 묻어 있다. 문재인 정부의 파병 결정은 자본가계급의 ‘국익’을 위해 중동 민중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병은 파병 군인과 세계 각지의 한국인들에 대한 피격 위협을 높여 평범한 한국인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실제로 과거 노무현 정부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으로 김선일 씨(2004년 이라크), 윤장호 하사(2007년 아프가니스탄)와 분당 샘물교회 교인 2명(2007년 아프가니스탄)이 잇달아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 파병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미국의 대이란 전쟁 위협에 반대하는 반전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은 되도록 폭넓게 결집해야 한다. 자신의 세계관이나 정치강령을 앞세우지 말고, 정부의 파병에 반대하기만 한다면 어떤 단체든 어떤 개인이든 동참할 수 있어야만 한다.
2020년 1월 21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