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의와 평화공존을 기원합니다

 

경자(更子)년 새해 민족문제연구소 모든 회원 가족 그리고 남북 8천만 겨레에게 은총 충만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해는 다른 해보다 더 힘들고 소란했습니다. 십인십색이니 서로 다르고 나아가 갈등도 생겨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시비비(是是非非)는 순자(荀子) 수신편(修身篇)에 나오는 글귀로 “시시비비위지지(是是非非謂之知)라 하고 비시시비위지우(非是是非謂之愚)”라. 즉 옳은 것을 옳다하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고 틀린 것을 옳다하고 옳은 것을 틀렸다 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말씀입니다.
성경에도 같은 가르침이 있습니다.
“너희는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시시비비를 가르는 법률적 판단은 법원과 검찰 등 사법 당국이, 일상의 삶에서는 정치가 잘 작동해 대안을 만들어 공동체 구성원을 설득하고 통합하여 합의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한 해는 법과 정치 모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저도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반성합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일은 시시비비를 가르고 조정해야 할 법과 정치를 담당한 사람들이 많은 경우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일으켰다는 점입니다.
이에 올해에는 정치인은 물론 우리 모두 시시비비의 기준을 새롭게 생각하고 올바르게 설정해 진실과 지혜에 기초한 삶을 사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더불어 부유하고 오만한 재벌들, 전관으로 수억, 수십억을 받아드는 고위 공직자들, 반공과 거짓 자유를 기초로 역사와 진실을 인식하지 못한 분들의 회심을 위해서 함께 기도합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된 나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함께 모여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때 서로 편을 가르고 적대했고 우리 겨레는 결국 분단되었고 전쟁을 겪었습니다.
경자년 새해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나라를 만들고 남북 8천만 겨레가 한 어머니의 자손임을 확인하는 날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연구소 가족들과 연구소를 사랑하는 모든 은인, 동지들의 꿈과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1. 함세웅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