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국립대병원 상임감사는 정피아 자리인가? (2015. 6. 17)
국립대병원 상임감사에 낙하산 인사?
국립대병원의 공공적 발전을 위해 정피아를 근절하라!
○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자리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6월 15일 전남대병원 신임 상임감사에 임명된 양회영 감사는 지난 1월 전남대병원 상임감사 공개모집에 응모했다. 3명이 응모한 가운데 양회영 후보는 2순위로 추천됐고, 교육부가 5개월 동안 시간을 끈 끝에 결국 2순위로 추천된 양회영 후보를 상임감사로 낙점했다. 국립대병원설치법 제10조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상임감사는 이사회 추천을 받아 교육부가 임명하도록 되어 있고, 전남대병원 정관은 감사는 이사회 재적 위원 과반수 득표자만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회영 후보는 과반 득표에 실패한 2위 후보로서 양회영 후보 임명은 정관 위반에 해당된다. 더군다나 전남대병원 이사회가 1순위 추천자를 임명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교육부가 5개월 동안 시간을 끌다가 2순위 추천된 양회영 후보를 상임감사로 최종 낙점한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 전남대병원 신임 상임감사에 임명된 양회영 감사는 새누리당목포시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인사이다. 지난 4월 16일 경상대병원 신임감사로 임명된 이태일 감사 역시 경남도의회 의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출신으로 낙하산 인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3월 5명이 응모한 제주대병원 상임감사에도 역시 새누리당 제주도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한 김영준 후보가 낙점됐다. 공개모집에 11명의 후보가 원서를 제출했던 2012년 충남대병원 상임감사에도 역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황우여 상임대표의 비서를 지낸 박정래 후보가 낙점됐다. 김영관 전 충북대병원 상임감사도 이명박 후보의 캠프에 몸담았던 전력으로 낙하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 국립대병원 상임감사는 광역거점병원인 국립대병원의 투명한 경영과 공공적 발전을 위해 일하는 자리로서 낙하산 인사는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충남대병원, 경상대병원, 제주대병원에 이어 전남대병원에서도 상임감사가 새누리당 인사로 채워지게 됐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정부는 ‘관피아’를 탈피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자리에는 정피아가 점차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 상임감사들의 전문성 부족도 지적된다. 상임감사들의 주요약력을 보면 국립대병원 업무와 무관한 인사가 대부분이다. 병원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금융권 출신이나 일반기업체 출신이 상임감사로 임명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자리는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통제하기 위한 통로”라거나 “자리만 지키고 고액의 연봉만 받아가는 자리”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 상임감사가 노동조합과 극심한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있다. 부산대치과병원의 경우 교섭자리에서 병원측이 계약체결한 노무법인에 대해 질의한 것을 문제삼아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노동조합 지부장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중징계를 요청하는 등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
○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국립대병원 상임감사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새롭게 규명해야 한다. 국립대병원 상임이사 자리는 관료·정치인들의 노후 일자리와 억대 연봉을 보장하는 자리가 아니다. 국립대병원이 공공적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며, 국립대병원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식견과 전문성을 갖춘 공정한 인물이 필요하다. 보은인사나 낙하산인사는 철저히 근절되어야 한다. 이참에 억대연봉을 낭비하지 말고 국립대병원 상임감사를 비상근감사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립대병원 현장의 의견까지 감안하여 국립대병원 상임감사의 위상과 역할을 재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메르스사태를 통해 광역거점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이 공공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확인되고 있다.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낙하산은 국립대병원의 공공적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자리가 ‘정피아’로 채워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낙하산 인사와 정피아 척결을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다.
2015. 6. 17.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