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2014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편성안에 대한 부산경실련 의견서]
새 시장의 시정방향이 보이지 않는 아쉬운 추경편성
6,258억원의 대규모 추경이지만 관행적인 부서별 나눠먹기 편성에 그쳐
좋은 일자리 추진상황판 설치, 부산국제합창제 지원 등 집중 심의하고
도시철도 노후차량 교체, 환승할인요금 폐지, 장애인 콜택시 시직영 검토해야
민자터널 MRG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 등 집중심의 대상 8개 사업 선정
부산시는 지난 11일 6,258억원 규모의 2014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여 부산광역시의회에 제출하였다. 이번 추경예산안 편성에 의해 부산시의 올해 예산은 당초 8조4,049억원에서 7.4% 증가한 9조307억원이 된다. 부산시의 추경예산안은 오는 22일부터 개최되는 부산시의회 제239회 임시회에서 심의하여 9월 4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게 된다. 부산시 예산은 2013년도 추경에 의해 9조원을 넘어선 이후 2년 연속 9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최근 4년간 부산시의 1회 추경예산 규모를 살펴보면, 2013년도의 추경규모가 가장 컸다. 하지만 이는 당시 부산시 보도자료에서 밝혔듯이 고금리 지방채 차환 2,144억원을 포함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4,077억원을 편성한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적인 추경 규모로는 올해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10년 만에 시장이 바뀌고 처음 편성하는 추경예산안에 6천억원이 넘는 큰 예산이 편성되었지만, 새 시장의 시정방향을 알 수 있거나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예산 편성은 잘 보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관행적인 부서별 나눠먹기식 편성에 그쳤다.
부산시는 이번 추경 예산안의 주요 특징으로 ▷ 일자리 창출형 창조경제 산업 육성사업에 최우선 반영 ▷ 신 해양수도 건설을 위한 해양허브 기능강화 및 글로벌 도시 인프라 구축 ▷ 생활안전도시 조성 및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안사업 반영 ▷ 균형발전도시 건설을 위한 도시인프라 동서 통합 및 도시재생 사업 ▷ 시민 삶의 질이 알찬 문화복지도시 조성을 위한 필수사업 반영을 들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경상경비 절감분 및 삭감재원을 전액 일자리 확충에 재투자’하는 건 올해 뿐 아니라 매년 시행했던 것이고, ‘교통공사운영 지원’과 ‘시내버스 준공영제’ 등도 매년 추경을 통해 관행적으로 편성하던 것이다.
특히 이번 추경은 민선6기 시정 핵심과제인 ‘일자리 창출형 창조경제산업 육성 등을 통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편성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2014년 부산시 1회 추경의 분야별 예산 규모를 살펴보면 산업 및 중소기업 분야의 추경은 당초예산의 6.3%인 168억원 증가에 그쳤다. 오히려 수송 및 교통의 추경은 당초예산의 16.8%인 2,618억원이나 증가하였고, 국토 및 지역개발도 당초예산에서 14.8%나 증가하였다. 물론 국비 지원에 의한 매칭 등 예산 규모도 크고 이미 그 용도가 지정된 예산의 편성이 많아서 순수한 신규 사업을 편성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새 시장의 시정 철학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민들이 새로운 시장의 임기가 시작되었음을 체감할 수 있도록 대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사업이 보이지 않는 못한 것은 아쉽다.
추경은 부산시의 당초예산 편성 이전에 확정되어야 하지만 국회에서 예산안 통과가 늦어져 확정되지 않았던 지방교부세의 반영, 국고보조금에 대한 매칭, 전년도 예산에 대한 결산 이후 전입되는 순세계잉여금, 천재지변이나 국내외 상황 변화 등을 반영하여 편성하게 된다. 이번 추경에도 국비 확보에 의한 매칭 사업이 많았는데, 특히 신규사업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의 부산시 보도자료에는 신규 또는 증액되는 사업이 국비가 반영된 사업인지 시비로만 편성되는 사업인지 표시를 하지 않아 일일이 예산서를 찾아 봐야 알 수 있다.
부산경실련은 그렇게 살펴본 예산서 내용과 그동안 부산경실련이 관심을 가져왔던 예산을 바탕으로 부산광역시 2014년 제1회 추경예산안 중 집중심의 대상 8개 사업을 선정하였다.
1) ‘좋은 일자리 추진상황판’은 2억원을 신규 편성하였는데, 서버, 운영시스템, 터치모니터 등 하드웨어에 5,170만원, 소프트웨어 개발에 1억1,630만원을 배정하였다.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게 알 수 없지만, 과연 2억원이나 들여서 추진상황판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2) ‘부산국제합창제 지원’은 1억원을 증액하여 총 3억원의 시비를 편성하였다. 당초 예상했던 국비 1억원이 미반영되어 시비로 편성한 것이다. 국제합창제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데 2010년 4억원에서 2011년 이후 3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국비도 미반영된 행사인데 전액 시비로 이 행사를 계속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3) ‘부산교통공사 운영지원’은 960억원을 증액하였는데 늘 추경을 통해 예산을 증액하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최근 시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도시철도 안전을 위한 노후차량 교체 등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 검토가 필요하다.
4) ‘장애인콜택시 위탁 운영’에 18억원을 증액하여 총 28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였다. 현재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이용당사자인 장애인들이 요구하고 있는 부산시직영에 따른 예산 검토도 필요하다.
5)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에 474억원을 증액하였는데, 이 역시 항상 추경을 통해 예산을 증액하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서병수 시장님의 공약이기도 했던 환승할인요금의 폐지 등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 검토가 필요하다.
6)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재정지원’에 2013년 발생분 38억원을 추가 편성하였다. 이미 2012년 발생분 36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하였다. 근본적인 MRG 해소 방안을 부산시가 적극 마련해야 할 것이다.
7) ‘수정산터널 민간투자사업 재정지원’에 2013년 발생분 111억원을 추가 편성하였다. 이미 2012년 발생분 110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하였다. 백양터널과 마찬가지로 부산시가 근본적인 MRG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8) ‘남∙북항대교 영도연결도로 건설’에 설계변경 증가분 36억원을 편성하였다. 부산항대교 유료개통일에 맞추지 못한 공사의 책임 소재와 설계변경 증가분의 적정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보통 추경예산안은 본예산에 비해 제대로 된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제7대 부산시의회는 의원 47명 중 절반이 넘는 27명이 초선인데, 지난 제238회 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해당 상임위 소관 담당 실국의 업무 보고를 접하고 바로 추경을 다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칫 부실심의에 의한 추경편성이 우려된다. 부산시의회는 제239회 임시회에서 철저한 심의를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예산을 증액하는 등의 의정활동을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줄 것을 기대한다.
2014년 8월 21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김대래 범 산 신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