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는 시민들에게 환경책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이 환경책을 보다 쉽게 다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년 ‘새롭게 읽자, 다르게 살자’라는 모토로 환경책큰잔치를 개최합니다.

2019년에도 총 32권(일반12권, 청소년 8권, 어린이 12권)의 환경책이 선정되었습니다. 매해 선정되는 환경책은 부문별 12권입니다(올해는 청소년 제외). 이처럼 부문별 환경책 12권인 이유는 ‘모든 시민들이 매 달 한권의 환경책을 읽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0月의 환경책’은 그 시기에 읽으면 좋을 환경책을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환경책이 비추는 우리 주변의 이면이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따뜻할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을 알아갈수록 나와 내 주변 그리고 우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커질 것입니다.

[12月의 환경책]

12월의 주제는 ‘우리가 몰랐던 다른 세상의 환경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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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북극곰? 빙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상상을 할 것입니다. 동물원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평소 보지 못하는 동물들? 가령 호랑이? 공작새?

12월에 추천하는 환경책 두 권은 내 경험으로는 알 수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고, 느낀 뒤 모두에게 새롭게 알려주는 환경책입니다.

북극에는 북극곰만 살고 있지 않다는 것.

북극과 얼음이 삶의 터전인 최북단 누나부트 지역의 이누이트의 삶 이야기.

지구에서도 가장 빠르게 기후위기가 진행 중인 북극.

기후위기 이외에도 누나이트 지역의 자원개발을 둘러싼 문제.

동물원의 동물들은 행복할까?

그들의 슬픈 눈을 본 적은 없나?

인간의 입장으로 동물을 보기보다 이제 동물의 상태나 상황을 봐야 한다.

이 땅은 인간의 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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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月의 환경책. 1]

우리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이누이트의 역사, 남쪽 사람들, 그리고 기후변화

셸리 라이트 지음, 이승호, 김흥주, 임수정 옮김 / 푸른길 / 2019.06.28

우리의 얼음

우리가 알고 있는 북극은 북극곰 세상이다. 기후변화로 북극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도 북극곰이 전해줬다. 조그만 얼음 위에 쪼그리고 올라앉은 북극곰부터 최근엔 굶주려 쓰레기통을 뒤지는 북극곰까지 북극의 환경은 오직 북극곰을 통해 전해 듣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북극엔 정말 북극곰만 살고 있을까? 사람이 살고 있는 최북단 누나부트에 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남쪽 사람들이 결코 몰랐던 북극을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보여준다. 얼음이 지배하는 북극과 얼음이 삶의 터전인 이누이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녹고 있는 얼음의 심각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대대로 날씨를 예측하던 지혜는 멋대로 변해버린 기후로 더 이상 예측이 어려워지고 그래서 공동체 내에서 원로의 존재가 무용이 돼 버린 이야기부터 다양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은 북극에도 엄연히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남쪽 사람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교정해준다. 지구에서도 가장 빠르게 가장 우려스럽게 기후위기가 진행 중인 북극,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전언을 그래서 우리에게 대단히 유의미하다. 오래도록 이웃과 마을을 이루고 살아오던 이누이트 선주민들의 역사와 문화에서 현재 그들이 처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누이트 공동체가 정부 당국으로부터 강제이주를 당하며 허물어지는 과정도 담겨있다. 고난의 시간이 새겨진 이누이트 역사에 이제 기후위기로 또 다른 종류의 시련이 그들 앞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남쪽 사람들은 북극곰만 기억하고 있다는 서운함도 이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을 통해 기후위기로 북극에 북극곰만이 아니라 북극 사람들도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들의 주권에 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누나부트의 자원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남쪽사람들은 인지할 필요가 분명 있다. 북서항로를 개발하려는 인접 국가들의 움직임, 더 이상 날씨를 예측할 수 없게 돼버린 이누이트 원로들의 이야기 등 기후위기가 가져오는 다양한 현실적인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서평 : 최원형 / 환경책선정위원장, 환경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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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月의 환경책. 2]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허정윤 지음, 고정순 그림 / 킨더랜드 / 2019.05.07

우리여기있어요동물원

인간의 곁에는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

반려동물도 있고 화면으로만 볼 수 있는 동물들도 있다. 화면으로만 보던 동물들을 보고 싶어 길을 나서기도 한다. ‘동물원’ 우리에게는 익숙한 공간이다.

동물들을 실제로 볼 수 있고 먹이를 던져줄 수도 있고 어쩌면 동물의 쇼를 볼 수도 있다. 그곳은 우리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이제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재미 삼아 던져진 인간의 음식은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만들게 되고, 구경거리가 될 수 있게 꾸민 그들의 집은 안락함보다는 불편함과 두려움을 갖게 만드는 구조이다. 휴식시간은 없고 낯선 시선만 남아 있다. 시멘트 감옥에 갇혀 점점 난폭해질 수밖에 없는 동물들을 보면서 우리는 행복했나? 그들의 슬픈 눈을 본 적은 없나? 인간이 두려워 멀리서 먹이활동을 하는 동물들을 가까이 불러들이려 돌을 던지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밀림의 왕자가 시시하게 누워만 있는 동물원, 사냥감을 보고도 아무 반응이 없던 맹수의 눈을 본 적이 있나? 인간의 입장으로 동물을 보기보다 이제 동물의 상태나 상황을 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들도 함께 동물들과 살아갈 수 있다. 그동안 동물들이 가졌을 슬픔을 우리의 슬픔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동물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땅은 인간의 땅이 아니다. 살아있는 생명 모두의 것이다. ‘우리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는 동물들의 외침을, 절규를 들어보시길 바란다.

서평 : 최향숙 / 어린이 환경책 선정위원, 청소년책문화공간 깔깔깔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