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 부적합’ 인천 사월마을, 정부는 주민 주거환경을 고려한 제도를 마련하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1월 19일 인천 서구 사월마을 왕길교회에서 인천 사월마을 주민 건강영향조사 주민설명회를 열고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2017년 주민청원 이후 2년만이다. 인천사월마을은 1992년 수도권매립지 조성 이후 폐기물처리 공장, 순환골재업체 등이 난립되어 각종 폐기물과 중금속 등으로 먼지와 소음, 악취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지역이다.
건강영향조사 결과, 주민들의 소변 중 카드뮴(0.76㎍/g-cr), 수은(0.47㎍/g-cr.),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대사체(2-NAP, 3.80㎍/g-cr.) 및 혈액 중 납(1.82㎍/dL로)의 농도는 국민 평균보다 1.1~1.7배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 또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의 문틀 등에서 먼지를 채취한 결과 비소 21.8㎍/g, 카드뮴 4.31㎍/g 등의 농도가 토지의 중금속 평균 농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은 ‘암을 비롯한 주민들의 질병과 주변 환경 간 역학적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체 내 유해물질 등 일부항목이 국민 평균보다 높았지만 국제적인 권고치보다 낮은 수준이었고 122명 중 15명이 암이 발병하여 8명이 사망하였으나 암의 종류가 다양하여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피해는 있지만 원인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환경보호청(EPA)의 ‘환경정의 지수’에 기반한 주거환경 적합성 평가 결과 전체 52세대 중 37세대(71%)가 주거지로서는 부적합하고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주/야간 소음도가 높아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이다.
환경정의는 2년간 사월마을의 주거환경에 주목하고 실태를 조사한바 있다. (1500만 톤 폐기물과 400여 처리업체에 둘러싸인 인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환경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자체의 무분별한 공장허가와 유해물질 배출 감시, 단속 소홀로 쾌적했던 마을은 폐기물 처리시설 밀집지역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주민들의 호소에도 지자체와 정부는 외면하기 바빴고 참다못한 주민들의 청원으로 피해조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무분별하게 허가한 공장과 폐기물 처리 시설에 따른 주민피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인천 사월마을의 사례처럼 ‘당장 이주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죽어가는 곳’,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합한 ‘주거부적합 지역’도 한두 곳이 아니다.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명확하게 규명되지도 않는 주민건강피해 역학조사 결과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환경오염피해구제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사람이 살 수 없다면 주민 이주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쾌적했던 사월마을은 수백만 톤의 수도권 폐기물 처리 과정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이는 수도권 주민의 환경 부담이 120명 주민들에게 전가된 전형적인 환경부정의 사례이다. 환경 불평등은 혜택과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고 피해가 공정하게 구제될 때 비로소 해소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환경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환경적합성을 고려한 공장 설립 허가제도 마련과 주거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2019년 11월 21일
환경정의
첨부: [[환경정의]_환경부_인천사월마을_건강영향조사발표_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