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 도쿄와 후쿠시마시, 이와키시(후쿠시마현) 그리고 서울의 방사선량을 비교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간선량률'이라고 하는 대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것인데, 공개된 수치만 보면 서울이 핵발전소 사고가 난 후쿠시마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도쿄, 이와키시는 서울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2162" align="aligncenter" width="800"] ▲ 출처 :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caption]

서울에서 우리도 모르는 핵발전소 사고라도 났던 것일까요? 아니면 현재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극복하고 정상화되었다는 뜻일까요? 우리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정말 일본을 방문해도 안전한 걸까요?

1. 후쿠시마의 공간방사선량은 사고 전 보다 2~3배 높아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 일본의 방사선량은 0.04~0.08μSv/h(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후쿠시마시의 공간 방사선량은 이보다 증가한 0.132~0.133μSv/h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고 전 방사선량은 자연방사능이 측정된 것이기 때문에, 증가한 수치는 사고로 인해 인공방사능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 사고의 영향이 아직도 크다는 뜻입니다.

2. 일본 정부의 수치는 그 지역의 대표값이 아니다

방사능은 같은 지역이라고 해도 조건과 상황 속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제염작업의 유무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선 측정치가 낮게 나오도록 측정기기 주변에 제염작업을 집중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습니다.

[단독] 후쿠시마 근로자의 폭로 "방사능 수치 낮추려 꼼수" / 출처 : SBS 뉴스

[caption id="attachment_202163" align="aligncenter" width="700"] ▲ SBS 보도 화면 캡쳐[/caption]

3. 공간선량이 방사능 수치의 전부가 아니다

현재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토양의 오염입니다. 오염된 토양 위에서 생활하고, 오염된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발생하는 내부피폭이중장기적으로 일본 시민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측정 수치에 따르면 현재 이와키시와 도쿄의 경우 공간선량은 서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이와키시 토양에선 인공방사성물질인 세슘이 평균 600Bq/kg, 도쿄는 평균 65Bq/kg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Bq/kg ; 킬로그램당 베크렐 / 출처:이와키시민측정실 2019년 7월 측정, 모두의 데이터 2018년 측정)

일본대사관이 서울과 공간방사선량 수치를 비교하여 올리는 것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오염 문제를 아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렇게 후쿠시마의 문제를 가리기 위한 꼼수를 찾기 보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위험을 제대로 알리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