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대전시가 대전하수처리장 민간위탁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하수처리장 시설 노후화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다는 명분이다.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해 금고동 일대에 시설 현대화 및 시민편의시설을 조성하겠다고 한다. 사업 추진에는 총사업비 8,433억원이 드는 대규모 SOC사업이다.
오늘 대전시의회에서 복지환경위원회 안건으로 이 상정되어 심의한다. 만약 오늘 상임위에서 통과되고 10월 2일 폐회예정인 임시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사업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크다.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이 사업이 ‘민영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수도는 상수도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지자체가 맡아온 ‘공공시설’이다. 공공시설을 민영화 하는 경우 폭발적인 요금인상과 더불어 세금으로 기업의 이익을 보전해주는 등의 이유로 민영화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왔다. 이번 대전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핵심은 하수도를 민영화하는 사업이다.
대전시는 원촌동 일대 악취개선과 시설 노후화를 이유로 현재 하수처리장을 이전해야 하고, 이전비용이 없으니 민간투자방식을 통해 이를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대전하수처리장은 2016년 정밀안전진단용역 결과 내구성 저하가 없어 B(양호)등급을 받은 바 있다. 대전시가 주장하는 시설노후화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다. 대전하수처리장은 그동안 국비를 지원받아 고도처리시설과 총인처리시설(2012년 867억)을 개선해왔다. 향후 수질오염총량제 제3단계가 진행되면서 하수처리장 이전과 관계없이 국비를 지원받아 800억의 예산으로 시설개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악취의 경우 시설투자비용만 있으면 해결될 수 있다. 공정과정에서 밀폐시설을 갖추고, 악취포집설비를 개선하는 등 130억원의 투자만 있다면 가능하다는 2016년 한국환경공단의 연구용역 결과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전 예정지인 금고동 주변 지역은 이미 악취문제로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악취대책위가 꾸려져 있지만 정작 필요한 악취 저감 설비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해 주민들이 시설개선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금고동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대전시의 계획은 이해 할 수 없다.
게다가 적격성 검사 시 당초 1조 1천억원이었던 사업비가 5년이 지났음에도 어떻게 8400억원 정도로 줄어들었는지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은 환경부가 사업 승인 조건으로 하수분뇨처리장 및 하수관리 설치비 등 제반비용은 전액 지방비(민자 등 포함)으로 추진해야 할 것, 향후 지역 개발 등으로 증설 소요 발생 시 시설용량을 늘리는 증설사업비도 전액 지방비로 추진해야 할 것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환경측면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만약 이 사업이 민간투자로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에 따른 비용은 모두 대전 시민이 부담하게 된다. 기업이 투자하고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본조달에 따른 이자비용, 업체의 수익까지 나중에는 시민 부담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대전시는 2016년 전국 최초로 상수도 민영화를 추진했고 시민단체와 대전시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그런데 다시 2019년 하수도를 민영화 하겠다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명백한 ‘민영화’ 사업으로 당장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이 사업추진이 적절하고 합리적인지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 민영화 사업은 한 번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고, 대전시민들은 하수처리장 이전부터 운영까지 시민들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하수처리장 이전인지 대전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시민들의 세금을 쏟아부을 것인가. 대전시는 당장 민영화 사업을 중단하라. 대전시의회는 이 사업을 다시 한 번 면밀히 검토하고 부동의 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9월 18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