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8월까지 앰네스티가 이룩한 인권 성과들을 소개합니다!
1월
2018년 10월 살해당해 세상을 떠난 환경운동가 훌리안 카리요(Julián Carrillo)를 기리며,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 (Caught between bullets and neglect)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운동가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멕시코 정부의 실태를 알리고 있다. 보고서가 발표된 지 몇 시간 만에 훌리안의 살해 용의자 2명이 체포되었다. 앰네스티가 정의구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가족들의 폭력, 학대, 살해 위협을 피해 태국으로 몸을 피했던 18세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라하프 모하메드 알 쿠눈(Rahaf Mohammed al-Qunun)은 보호 조치를 받고 유엔난민기구(UNHCR)와 접견할 수 있게 되었다. 앰네스티의 끈질긴 활동 덕분에 그는 캐나다로 망명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라하프는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
앙골라 국회에서는 동성간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것으로 폭 넓게 해석되어온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또한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적 지향을 근거로 한 차별을 범죄화했다. 2019년에 이런 행보를 보여준 국가는 앙골라가 최초였다.
2월
수단 난민 활동가로 2013년부터 지금까지 마누스 섬에 구금되어 있는 압둘 아지즈 무하마트(Abdul Aziz Muhamat)가 2019년 마틴 에널스상(Martin Ennals)을 수상했다. 압둘은 2018년 Write for Rights 사례자로 소개되어 전 세계에 인권옹호자로 널리 알려졌다. 올해 초 스위스 망명 신청이 허가되면서 압둘은 스위스 영주권을 얻게 되었다.
난민 축구선수 하킴 알 아라이비(Hakeem al-Araibi)는 태국에서 76일간 구금된 끝에 2월 12일 호주 멜버른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바레인에서 태어난 하킴은 2018년 11월 27일 태국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구금되었다. 인터폴이 잘못 발행한 적색수배서 때문이었다. 평화적으로 바레인 정부를 비판하던 축구선수 하킴의 석방을 위해, 국제앰네스티와 여러 단체들은 캠페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SaveHakeem 운동으로 발전해 3개 대륙으로 확산되었다. 캠페인에는 축구선수, 올림픽 스타, 유명인 등이 참여했고 결국 165,000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호주에서는 마누스 섬과 나우루에 구금된 난민들 중 긴급히 치료가 필요한 난민을 호주로 이송할 수 있게 하는 법이 마침내 통과되었다. 난민 본인들의 노력,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한편 앰네스티 역시 여러 단체 및 활동가들과 연합해 이 고무적인 결과 이룩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스라 알 그홈그함(Israa al-Ghomgham)은 평화적인 시위 참여 관련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이 구형되었다. 국제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앰네스티의 캠페인 활동이 계속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사형 구형을 취소했다. 이스라 알 그홈그함은 여전히 징역형을 선고 받을 위험에 처해 있으며, 앰네스티는 이스라가 무조건적으로 즉각 석방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3월
브라질의 인권옹호자 마리엘 프랑코의 살해 1주기 직전, 브라질 경찰이 마리엘 살인 사건과 연관된 2명을 체포했다. 앰네스티가 1년 동안 벌인 캠페인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냈다는 첫 번째 신호였다.
국제앰네스티와 비정부단체들은 이라크에서 발의된 사이버범죄법 초안이 이라크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후 며칠 만에 이라크 국회는 해당 법안 발의를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앰네스티의 “우려 사항을 전달 받았다”고 확인했다. 또한 앰네스티는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KRG)에 대해서도 시위 중 임의로 체포된 기자와 활동가들에 대하여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모든 기소를 취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같은 주, 구금된 사람들이 모두 석방되었으며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번 석방이 앰네스티의 촉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명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서는 환경 인권옹호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내용의 기념비적인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이 결의안은 기후위기 동맹 휴교 등 청소년 주도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이 활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라고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보고서 소말리아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비밀 전쟁: 로워 샤벨 지역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The Hidden US War in Somalia: Civilian Casualties from Air Strikes in Lower Shabelle)가 발표된 후, 미국 아프리카 사령부(AFRICOM)는 미군의 공습으로 소말리아에서 민간인 사망자 또는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인정했다. 이 보고서는 미군 공습 사례에 대해 조사와 검토를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소말리아에서 일어난 다수의 공습으로 더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미군의 군사 문서를 공개한 것이었다.
4월
2년 전, 에스더 키오벨(Esther Kiobel)과 여성 3명은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쉘(Shell)을 상대로 정의구현을 위한 마지막 투쟁을 벌였다. 에스더는 나이지리아에서 자신의 남편이 임의 처형된 사건에 쉘이 관여했다고 주장하며 20년 이상 쉘을 추적했다. 앰네스티는 에스더 키오벨과 연대하는 메시지 30,000건 이상을 공유했다. 그 결과 4월 헤이그 지방법원은 잠정 판결을 통해 에스더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해당 사건의 심리를 진행할 사법권이 있으며, 에스더의 주장은 소멸 시효가 없다고 판단했다.
마크 두멧(Mark Dummett) 국제앰네스티 기업인권조사관은 “에스더 키오벨, 빅토리아 베라(Victoria Bera), 블레싱 이오(Blessing Eawo), 차리티 레불라(Charity Levula)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들의 용기와 끈기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연례 사형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적도 기니 대통령은 사형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모잠비크의 기자 아마데 아부바카르(Amade Abubacar)는 임의 체포되어 군사 구금시설에서 90일 이상 독방에 미결 구금되어 있었다. 앰네스티의 꾸준한 캠페인 끝에 아마데는 가석방되어 풀려났다. 아마데는 날조된 혐의에 맞서 계속 투쟁하고 있으며, 앰네스티 역시 아마데에 대한 모든 기소를 취하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낙태를 비범죄화하고 현재의 제한적인 낙태 관련 법률을 개정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한국은 2020년 말까지 낙태 관련 법률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평등과 여성 인권,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지지하는 전 세계 지지자들이 일군 성과였다.
5월
대만은 5월 17일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법안을 채택했다. 5월 24일 첫 동성결혼을 시작으로, 대만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국가가 되었다. 국제앰네스티가 대만의 LGBTI 인권단체와 함께 수 년 동안 캠페인 활동을 벌여 이룩한 성과였다. 이번에 통과된 법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것과 더불어, 동성 부부에게 제한적인 수준의 입양 권리도 인정하고 있다. 앰네스티와 지지자들은 아시아에서 일어난 LGBTI 인권의 큰 진전을 크게 환영했다.
아다마 배로우(Adama Barrow) 감비아 대통령은 사형수 22명의 형을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러한 결정은 국제앰네스티가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10개 분야에 대한 권고사항을 감비아 정부에 제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권고사항에는 사형 폐지, 모든 사형수를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트랜스젠더 관련 상태를 더 이상 정신적, 행태적 장애로 분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는 더 이상 정신질환자로 간주되지 않게 되었다. 앰네스티는 2014년부터 스스로를 트랜스젠더 또는 젠더 다이버스로 정체화한 사람들이 법적으로 비병리화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출전국을 48개 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 과정에서 인권적 압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앰네스티는 비정부단체와 노조, 축구팬 및 선수 단체와 연합하여 월드컵 규모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적 위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FIFA가 인권 및 자체 인권기준을 존중하는 기업의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여기서 말하는 인권적 위험에는 새로운 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어려움에 처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승리의 사례는 함께 힘을 합치면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인권을 기준으로 거대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6월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와 청소년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 2019년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양심대사상은 인권 옹호 활동에 특출한 리더십과 용기를 보여준 인물에게 주는 국제앰네스티의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
이 상은 내가 받은 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받은 상이다. 우리 활동이 점점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
그레타 툰베리
무기거래에 관해서도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캐나다는 104번째로 무기거래조약에 가입했다. 영국 항소 법원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군사장비 수출을 계속 허가하겠다는 영국 정부의 결정이 불법이라는 기념비적인 판결을 내렸다. 지난 5월, 예멘 내전에 무기가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의 CAAT (Campaign Against Arms Trade)가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등의 단체와 함께 중재자로서 사법 심사를 제출한 데 따른 결과였다. 같은 달 미국 상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연합군에 대한 80억달러 상당의 긴급 무기 거래를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벨기에는 벨기에산 무기가 무장단체에 사용되고 있다는 앰네스티의 발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다수의 무기 수출 허가를 취소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도 유사한 결정이 이루어졌다. 가장 주목할만한 사건은 유엔 총회에서 고문 도구의 거래를 금지하고 시위 진압용 경찰 장비 규제를 강화하는 국제법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통과된 것이었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대상으로 폭력적인 전략을 사용한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신속하게 브리핑을 제작하고 평화적인 시위 현장에서 과도한 무력이 사용되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이 브리핑은 홍콩 내부에 널리 퍼졌으며, 온라인 캠페인에서는 불과 며칠 만에 약 46,000건의 탄원이 모였다.
13세 때 체포되었던 사우디 청년 무르타자 쿠레이리스(Murtaja Qureiris)의 사례가 관심을 끌게 되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무르타자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의 결정을 번복했다.
앰네스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열띤 캠페인 활동에 따라, 보츠와나 고등법원은 동성간 합의된 성관계를 비범죄화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오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리스가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덴마크 정부 역시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성과는 성폭력 생존자들과 캠페이너들의 끈기와 용기를 증명한 것이다. 또한 앰네스티의 보고서 발표 이후 강간 생존자들이 사법제도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장벽에 대한 문제가 유럽 전역에서 실질적인 문제로 관심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 칼레에서 영국의 인권옹호자 톰 시오트코우스키(Tom Ciotkowski)는 난민과 이주민을 돕던 중, 이들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경찰의 행위를 기록했다가 모욕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무죄가 선고됐다.
이주민과 지지자들을 적대하는 환경은 이제 끝내야 하며, 현 상황에 대한 실질적이고 온정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톰 시오트코우스키
7월
미국 국회 청문회에서 미국 고위 임원은 구글이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를 “폐기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시켜주었다.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억압적인 인터넷 감시 및 검열을 더욱 용이하게 하는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구글의 비밀 프로그램이다. 앰네스티의 DropDragonfly 캠페인과 구글 직원 수백여 명의 반대 운동이 이룬 성과였다.
국제앰네스티가 언론 활동, 지지 시위, 로비 활동을 총동원해 캠페인을 벌인 결과, 스리랑카에서 43년 만에 처음으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데 성공했다. 스리랑카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재개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10월 말까지 사형 집행을 보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8월
지난 수십 년 동안, 앰네스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이 억압적인 가부장제로 겪은 만연한 차별을 강조했다. 올해 8월,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에게 부과된 주요 제한들을 일부 완화하는 핵심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여권을 소지할 수 있고, 남성 후견인의 허락 없이도 여행을 할 수 있다. 직접 결혼, 이혼, 출생, 사망 신고를 할 수 있으며 가족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권리도 얻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환영할 일이지만, 여성 인권을 위해 활동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우리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해야 한다.
카스트 제도의 차별에 대해 다룬 블로그 글을 발표했다가 사형을 선고받고 5년 넘게 임의 구금되어 있던 모리타니아의 블로거 모하메드 음카이티르(Mauritanian blogger Mohamed Mkhaïtir)가 석방되었다. 모하메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석방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감옥에서 보낸 5년 동안, 햇빛을 본 건 단 여섯 번에 불과했다. 지난 5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고, 나는 아직도 감옥 밖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모하메드 음카이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