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9월 11, 2019 - 18:40
9월 제주 연안습지 이야기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중점사업 중 하나로 제주의 연안보전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원소모임인 생태조사 소모임이 매월 2회씩 포인트를 정하여 연안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매월 뉴스레터와 소식지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 제주환경운동연합 생태조사 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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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리 해안 : 세계적 멸종 위기종 ‘갯게’는 불안하다
갯게는 세계적 희귀종으로 해안의 초지대나 하구의 습지 등에 구멍을 파고 살며 일몰 후 왕성하게 활동한다. 갯벌의 유기물과 갈대 등을 먹고 산다. 참게과로서 이 속에는 한 종만 있을 정도로 세계적 희귀종이다. 갯가의 게류치고는 몸집이 큰 편으로 큰 것의 길이는 약 40mm, 폭은 50mm 가량 된다. 갯게는 바다 생물의 사체나 갯벌의 유기물, 하구의 갈대 등을 먹고 산다. 이러한 습성 덕분에 갯벌을 정화해 주는 청소부 역할도 한다. 개체수가 워낙 적어 정확한 생식양상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 갯개가 서식하는 동일리 갈대밭
한국, 일본, 타이완 등지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희귀종임에도 전국적인 분포를 보여 서해안, 남해안, 제주도 등지에서 발견되며 해안가 초지대의 흙으로 된 제방이나 수로 등에서 간혹 발견되고 있다. 주요 서식처가 갯벌이나 하구처럼 서식 위협도가 높은 지역이라 개체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2015년 해양수산부의 의뢰를 받아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제주도 해안의 멸종위기동물 현황 조사 및 관리 대책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문헌자료에 출현한다고 나왔던 연대와 일과리 해안에서는 출현하지 않았고 화북천 하류에서 5개체, 동일리 해안에서 2개체만 나타났다. 연대 해안과 대정읍 일과리 해안은 각각 탐방로 개설 및 오일장 매립으로 인하여 개체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물론 더 정밀조사가 필요하나 현재로서는 제주에 갯게 서식지가 2곳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오조리에서도 갯게가 발견된 적이 있다.
▲ 갯게(사진 출처 : 네이버 지식사전)
제주환경운동연합 생태조사모임이 갯게의 서식이 확인된 동일리 해안을 찾았다. 갯게가 용천수가 바다와 섞이는 기수지역과 갈대밭이 있는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이곳은 그러한 조건을 잘 갖춘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미 도로개설로 인해 조간대 생태계가 단절되어 있었다. 갯게가 주로 서식하는 갈대밭이 도로로 바다와 절단되어 섬처럼 고립된 형국이었다. 이로 인해 갯게의 서식지가 축소․단절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민가들과 붙어있고 도로 옆이라 갈대밭 안에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있었다. 또한 인근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하수로 인해 서식지의 질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갈대밭은 지목상 ‘유지(溜地)’이기 때문에 개발이 불가능한 곳이 아니라서 언제든지 갯게의 서식환경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만큼 제주에서도 이곳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도내 갯게 서식처(1: 화북동 화북천 하류, 2: 외도동 연대 해안, 3: 일과리 해안, 4: 동일리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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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귀 관전동 해안 : 염생식물과 기수갈고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