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경운동연합은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금강과 낙동강 현장을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와 동행취재하면서 4대강 보의 문제점 등을 탐사보도를 진행했습니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특별보도 금강편은 지난 21일~23일까지 ‘자전거 탄 금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3일간 금강에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3일째 되는 날 맨발로 모래바닦을 걸었습니다. 발바닥 감촉이 부드러웠 습니다. 두 손에 가득 모래를 담아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냈더니 바닥에 닿기 전에 바람을 타고 흩어질 정도로 고운 모래밭이었습니다. 3일 동안 금강 하굿둑에서부터 페달을 밟은 ‘자전거 탄 금강’ 답사단은 모래톱 위에 해바라기 모양으로 누워 보기도 했습니다. 햇 빛에 얼굴은 따가웠지만, 등짝으로 전해지는 뜨끈한 온기로 5분만 누워 있어도 스르륵 잠이 들 것 같았다. 공주 곰나루 모래 밭에 일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4대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강수욕 풍경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어른과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놀다가 지치면 물이 찰랑거리는 곳에 모래를 파서 띄워 놓은 시원한 수박과 오이, 참외를 쪼개먹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래성을 만들고, 어른들은 모래 속에서 얼굴만 바깥으로 내민 채 모래찜질을 하면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4대강사업 후 10년 동안 금강 답사팀이 누운 곳은 ‘출입금지’ 구역이었습니다. 모래를 죄다 파내고, 보를 세워 강물 속으로 수장시켰기 때문입니다. 매년 여름에는 녹조가 창궐했다. 강바닥을 한 삽 푸면 최악 수질을 상징하는 실지렁이와 깔따구들이 들끓습니다. 하지만 공주보 수문이 열린 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10년 전 강수욕을 했던 풍경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금강은 물속에 잠겨 있던 모래톱을 드러내면서 강의 귀환을 알렸다.

 

열린 강과 닫힌 강의 차이는 확연했습니다. 여전히 금강 하굿둑으로 막혀 있는 구간은 강의 흐름이 멈춰 있었다. 수심이 깊기에 강변에 접근하기도 어려웠다. 녹색 페인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녹조가 창궐해 있습니다. 녹조가 가득한 강에 두려움에 떨며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은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하구둑과 같은 강의 구조물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물을 금강에 3개나 더 만든 4대강 사업의 실체를 확인 할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류의 세종보와 하류의 공주보, 백제보가 열린 뒤 곰나루에는 강물이 흐르면서 펄이 씻겨 내려가고 모래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쉽지만 쌓여가는 모래는 과거의 모래와는 조금 다릅니다. 지금의 모래 속에는 4대강사업으로 쌓였던 검은 펄이 조금 섞여 있습니다. 사실 강물과 모래톱이 만나는 지점에는 모래 반 펄 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때문에 모래에 풀이 자라게 되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채 씻겨내려가지 못한 펄속에 뿌리를 박은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 환삼덩굴과 칡들이 얼기설기 자라게 됩니다. 일부 식물을 제외하고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 외래식물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 키만큼 자란 풀들은 모래톱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데 ‘복병’이 되고 있습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일명 ‘제초 원정대’를 꾸려 모래톱에 자라는 식물들을 뽑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3명의 시민참가자와 함께 곰마루 모래톱에 풀을 제거했습니다.

지난 23일 답사단이 밟은 모래톱은 이런 숨은 노력 덕분으로 탄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금빛 모래밭이어야 할 곳에 풀밭이 형성되는 문제를 영양분이 많은 펄이 야기하고 있어 조치가 필요 해 보입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9월 7일 다시 제초원정대를 꾸려 현장으로 갈 예정입니다.

수문을 개방한 이후 일부 정체구간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녹조가 사라졌고, 특히 수온 저하와 물의 흐름으로 남조류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4대강사업의 대형보가 강 생태계를 저수지 늪으로 바꾸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3개 보의 수문 개방으로 물이 흐르면서 물을 정화하는 모래톱이 많이 되살아난 것도 강 수질과 생태계가 예전의 비단처럼 맑은 금강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 준공 이후 녹조가 발생하고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했던 백제보 상류도 둘러보았습니다. 공주보와 세종보는 수문이 일찍 개방되어 현재 극히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 같은 4급수 지표생물은 줄었습니다. 강바닥에 펄층이 쌓이고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발견되면서 시궁창이라는 오명을 받았던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펄들이 남아 있어 물살에 쓸려 가면서 수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늦게 열린 백제보 상류 일부구간에는 아직도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가 서식합니다. 답사팀도 현장에서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10년간 쌓였던 강의 적폐가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해 씁쓸했습니다.

모래톱에서 번식을 하는 꼬마물떼새를 만났구요. 쇠제비갈매기도 만났습니다. 모래에 서식하는 대표적 생물인 재첩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낮아진 수심에서는 백로와 왜가리들이 한가롭게 날고 있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4대강은 보 해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하구에서는 녹조위에 대형 현수막을 펼쳐 습니다. 현수막에는 “4대강 보 완전 해체하라! 금강 흐르게‘라고 씌여져 있습니다. 공주보에서도 현수막을 펼쳤습니다.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2월 세종보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유보라는 결과를 발표 이후 거짓 현수막으로 도배됐던 공주보에 잠시나마 보 철거 현수막이 내걸린 건 이날이 최초였습니다.

세종보에서는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돌아오는 모습을 형상화 하는 포퍼먼스도 진행했습니다. 세종보 하류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모래섬에 들어가 물놀이를 진행하는 포퍼먼스르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열린 강은 살았고 닫힌 강은 죽었다.” 결론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에도 금강 지역과 낙동강 지역을 돌면서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의 치적을 홍보하고 있지만, 누가 봐도 강을 죽인 사업이었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명제는 4대강사업을 완공한 뒤 지난 10년간 녹조가 창궐한 강이 스스로 증명했고, 답사단은 이번에 하굿둑에서 확인 했습니다.자유한국당은 수문을 열거나 해체하면 농업용수가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박 3일간 답사단이 자전거로 달린 100km 구간의 금강을 직접 와서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강의 3개 보 수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농경지에 물이 넘쳐 흘렀습니다.또 강물을 열면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는 게 지난 10여 년간의 환경부와 충남연구원의 금강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설령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농사를 짓기 위해 녹조물, 소위 죽은 물을 사용하겠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녹조의 독성 물질이 농작물에 농축된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강을 위해서도, 인간을 위해서도 4대강은 끊임없이 흘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