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8월호(623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정부가 탈핵 시대를 선언했으나, 핵발전소는 지금도 가동 중입니다. 핵발전소가 멈추지 않는 한 핵폐기물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쓰레기는 계속 쌓여갈 것입니다. 한살림은 우리 아이들이 핵 없는 세상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햇빛에너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여전히 남은 숙제, 탈핵

 

2017년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탈핵 선 언이라 볼 수 있지만 신고리 5, 6호기를 새로 건설하게 되었고,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존 노후 원전도 여전히 가동되고 있습니다. 신고리 5, 6호기의 수명이 60년인 걸 감안하면 탈 원전은 무려 2083년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신고리 5, 6호기가 완공된다면 고리 지역에는 9개의 원전이 가동하게 되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단지 반경 30km 내에는 약 38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2011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는 반경 30km 내 거주민이 16만 명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원전의 핵폐기물 처리 방법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최소 10만 년을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 에 깊이 묻어둬야 하는 핵폐기물을 지금은 따로 처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한살림은 탈핵 선언을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기 위해 조합원과 함께 움직이고 행동하려 합니다.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핵폐기물 처리 방법에 대한 문제 의식을 조합원과 공유해 가겠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 한살림은 2012년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을 설립해 물류센터와 생산지 건물 지 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햇빛발전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번 특집은 한살림 탈핵운동의 방향과 함께 대안에 너지, 그중에서도 햇빛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한살림 곳곳에서 짓고 있는 햇빛에너지 농사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 농사를 지어 왔듯 한살림은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을 통해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에너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한살림에서 조합원들과 힘을 모아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곳은 한살림안성물류센터를 시작으로 올해 7월 준공한 한살림산두레햇빛발전소까지 총 9곳. 생산지나 물류센터 등 건물의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햇빛발전을 실현합니다.

 

한살림햇빛발전은 사람에도 자연에도 피해를 주지 않아요

김종희 산두레유한회사 생산자·9호 한살림산두레햇빛발전소

김종희 생산자는 산두레 건립부터 햇빛발전소를 염두해뒀다. “한살림축산식품 건물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는데, 일조량 등 요건이 좋아 같은 설비용량의 다른 생산지보다 발전 효율이 30~40% 높다는 걸 알게 됐어요. 위치가 바로 옆이라 우리도 설치했죠.” 설치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생산지에서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에 신청하면 협력 시공업체을 통해 건축물대장 등 서류를 검토하고 현장을 방문해 타당성을 조사한 후 햇빛발전소를 설치한다. 중요한 건 참여의지, 건물 내구성, 지역환경 등 생산지의 요건이다. 설치를 원한다고 해도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불가하다.

햇빛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한국전력으로 보내진다. 자급용으로 태양광에너지를 직접 활용하기에는 기술력, 날씨, 비용 등에서 아직 한계가 많다. “자체적으로 소비하거나 우리 생산지에서 만든 전기를 골라서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햇빛발전소의 전기가 한국전력으로 가고 결국 우리가 그것을 쓰고 있으니 크게 보면 순환된다고 생각해요.” 그는 당장의 사업적인 효과 보다 한살림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투기와 환경문제 등으로 태양광산업에 대한 안 좋은 뉴스가 많은데, 한살림은 별도의 임야나 토지가 아니라 건물의 지붕을 활용하니 사람에도 자연에도 피해를 주지 않아요.” 그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한살림햇빛발전의 차별점이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한번에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햇빛발전소 전기량만큼 원자력발전 전기량을 줄일 수 있을 테고, 조금씩 늘려나가다 보면 언젠가 최종적으로 원자력발전을 폐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요건만 맞는다면 많은 생산지에서 동참하면 좋겠어요.” 그의 말처럼 작은 동참이 모이고 널리 확산되면 언젠가 탈핵이라는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태양광이 궁금해요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관련된 정보도 많아지다 보니 사실이 아닌 정보에 기인한 걱정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태양광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Q.1 태양광이 대안에너지가 될 수 있나요?
태양광 에너지는 자원 고갈 없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 일반인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석탄 에너지와 방사능에 대한 잠재적 위험 부담이 크고 고비용이 투입되는 원자력 에너지보다 경제적인 청정에너지입니다.

 

Q.2 태양광은 어떤 원리로 에너지를 만드나요?
태양광 모듈은 햇빛을 흡수한 뒤 전력을 생성하며 이는 인버터를 통해 변환돼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됩니다.
 
Q.3 태양광 설비에서 전자파가 나온다는데요?
전력을 변환하는 인버터 주변에서 전자파가 소량 발생하지만, 이 전자파는 정부 안전기준(833mG)의 약 1% 수준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가전의 전자파 세기보다도 낮아 인체에 해를 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4 태양광 모듈이 중금속 덩어리라 위험하다는데요?
태양광 시설에는 알루미늄, 은, 실리콘, 유리, 그리고 소량의 납이 사용됩니다. 이 중 납의 비율은 일반 가전기기에 들어가는 양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법정 한도(중량기준 0.1% 미만)를 준수하고 있어 태양광 모듈이 중금속 덩어리라는 주장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입니다.
또한 태양광 모듈은 평균 25년 정도 수명을 다한 뒤 대부분 재활용되어 다시 태양광 모듈로 재사용됩니다. 앞으로 수명이 다한 폐패널이 많이 생기겠지만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상당 부분이 회수와 재활용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운영을 목표로 태양광 재활용 센터를 건립 중입니다.
 
Q.5 태양광 설비는 빛 반사가 심하고 주변 온도를 높인다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태양광 설비의 빛 반사율은 흰색 페인트나 비닐하우스, 그리고 유리보다도 적습니다. 태양광 모듈은 특수 유리 및 반사방지기술 등을 적용해 최대한 반사율을 낮춘 설비입니다.
또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열화상 촬영 결과, 초 근접거리에서 태양 빛이 최대로 조사되는 시간에는 미미한 온도 상승이 있었지만 가축물이나 농작물에 피해를 줄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으며, 인접 지역 간 온도차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Q.6 태양광 모듈 청소에 화학약품을 써야 한다는데요?
아닙니다. 태양광 모듈 위에 먼지가 쌓이면 태양빛 흡수율이 낮아지고 효율이 떨어지므로 청소가 필요한데, 이때는 별도의 세척제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빗물이나 지하수, 수돗물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출처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