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이 한국에 온다. 이번에 그는 한국과 일본을 모두 방문한다고 알려졌다. 한·일 갈등이 불거진 와중이라, 그의 방한과 동선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마침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한·일 갈등에 관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도 했다.
볼턴의 방한은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매우 호전적인 제국주의자이다. 부시 2세 정부 시절에 국무부 차관, 유엔 대사 등 요직을 거치면서 이라크 침공을 비롯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적극 추진·옹호했다. 여전히 그는 미국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과감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소위 “불량국가”에 대한 호전적 노선을 추구하며,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과 이란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볼턴은 ‘리비아 방식’ 같은 일방적 비핵화를 북한에 계속 요구해 왔다. 북한이 그에게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까닭이다. 대(對)이란 강경책을 주도하는 그를 가리켜 미국 CNN은 “트럼프에게 전쟁을 속삭이는 자”라고 했다.
이런 자가 한국에 와서 어떤 일을 도모할지는 너무 뻔하다.
한·일 갈등의 제국주의적 중재(봉합)를 시도
한·일 갈등이 존 볼턴이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하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인 일본과 한국이 반목하는 것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관여는 쓸모 없거나 해악적일 것이다. 한·일 관계에서 한국인들의 공분을 부른 외교 합의 대부분은 미국이 관여한 결과였다. 당장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그랬다.
존 볼턴이 한국에 오는 다른 목적도 있다. 바로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다. 그는 한국과 일본 정부들을 만나 파병을 요청할 듯하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미국 정부가 조만간 파병을 공식 요청할 것에 대비해 파병 계획을 검토했다. 7월 22일 국방부 부대변인은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병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었다. 소말리아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으로 보내는 것, 최신예 호위함을 보내는 것 등 구체적 파병 방안들이 국방부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국내 언론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가 한·일 갈등 문제에서 미국을 설득할 지렛대로 파병을 이용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동참하고 군함을 보내는 것은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부정적인 결과를 안겨 줄 수 있다. 노무현의 이라크 파병이 바로 이를 입증한다.
존 볼턴이 한국에 와서 테이블 위에 꺼내어 놓을 카드들은 모두 위험하거나 나쁜 것뿐이다. 대북 정책 면에서도 그렇다. 따라서 이런 자의 방한을 결코 환영할 수 없다.
2019년 7월 22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