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조례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연봉에 상한선을 두어, 최저임금 연봉 환산 금액의 7배 이내로 정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조례입니다.
이처럼 '최저임금'의 일정 배수로 '최고임금'을 규정하는 법안을 일명 '살찐 고양이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살찐 고양이'란,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구조조정으로 고통 받는 경제 위기 속에서도 거액의 연봉을 받는 자본가들을 비꼬기 위한 단어인데, '살찐 고양이법'은 이러한 거액 연봉을 규제하여 최저선의 임금 형평성을 맞추자는 의미에서 등장했습니다.
2016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민간기업 경영진의 최고임금을 최저임금의 30배, 공공기관은 10배, 국회의원은 5배 이내로 제한하자는 최고임금법을 발의하기도 했었는데요,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계속 계류 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 해 5월, 부산시의회에서 처음으로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기관장은 최저임금의 7배, 임원은 6배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의 조례가 공포된 것에 이어, 오늘 경기도의회에서도 지방 공공기관 임원의 최고임금을 규정한 조례가 통과되면서 앞으로 '살찐 고양이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져 갈 것이라 보입니다. 현재 서울시의회에서도 역시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를 최저임금 기준의 6배로 상한선을 규정한 조례가 발의된 상태이기도 합니다.
정보공개센터는 경기도의회의 '살찐 고양이 조례' 통과를 기념하여, 지방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공시하는 사이트 '클린아이'를 통해 전국 지방공기업들의 기관장 연봉 통계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지방공공기관이라고 하면 보통 지방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단체를 포괄하는 개념인데요, 출자출연단체의 경우 개별적인 검색을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클린아이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간의 기관장 연봉 통계자료를 통째로 제공하고 있는 151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의 7배' 기준과 비교했을 때 연봉 수준이 어떠한지 살펴보았습니다.
최저임금으로 월급을 계산할 때 보통 그 해의 최저시급에 209시간을 곱한 액수를 최저임금에 따른 월급으로 봅니다. 주 40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더하면 대략 매 달 209시간의 최저시급 액수가 월급으로 산정되는데요, 여기에 12개월을 곱하고, 다시 부산시의회와 경기도의회 조례의 '7배'를 기준으로 하여 비교 기준 액수를 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최저시급이 4860원이었던 2013년의 경우 최저임금 연봉이 1218만 8880원인데, 여기에 7배를 곱하여 나온 8532만 2160원을 반올림한 금액이 2013년의 비교 기준인 8532만원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천원 단위로 공개된 클린아이의 원 자료를, 비교가 쉽도록 만원 단위로 반올림하여 아래 표를 작성하였습니다.
151개 지방공기업 기관장 중 그 해의 최저임금 연봉 액수의 7배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경우를 노란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이렇게 노란색으로 칠해진 경우가 많은 기관들이 앞으로 '살찐 고양이법'이 확산될 수록 연봉 상한선 규제에 걸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기관이겠죠? 올 해 최저임금 인상 액수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 아쉬운 사람들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들 뿐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
광역지방의회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살찐 고양이' 규제의 바람, 앞으로 더 많은 지역들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인지, 또 국회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에 힘입어 '살찐 고양이법'에 대한 입법 논의가 더욱 활발해 질 수 있을지, 앞으로 그 추이가 기대 됩니다.
# 클린아이의 자료를 토대로 정보공개센터가 다시 정리한 위 표의 내용, 엑셀 파일로 공유합니다!
2013-2017 기관장평균연봉 비교.xls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