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총파업,비정규직 없는 세상 문을 열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결의문
저기 광화문 너머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를 촛불정부라 부른다. 취임선서 후 사십팔 시간. 처음으로 날아오른 문재인 대통령 헬기가 인천공항을 향할 때에는 그랬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와 나란히 앉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할 때에도 그랬다. 그 순간뿐이었다. 가슴이 벅차오르던 바로 그 순간부터 약속은 하나씩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천백만 비정규직 노동자 가슴은 지금도 끝 모른 채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앞에서 수많은 약속을 하고, 또 그 약속을 남김없이 저버렸다.자회사 전환 꼼수와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전환 거부로 ‘비정규직 제로’ 약속은 입에 올리기 민망할 지경이다. 최저임금 삭감하는 산입범위 확대에서 나아가 ‘최저임금 만원’ 공약은 아예 내팽개치고 말았다. ILO핵심협약 미비준으로 국제분쟁에 내몰리면서도 노동개악으로 흥정하려 드는 모습에서 ‘노동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
하나씩 고꾸라지는 약속을 보며 참담함을 감출 수 없는 우리 노동자는 또 어떠한가.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하는 노동개악을 막으려 국회로 몸을 던진 노동자 투쟁에 문재인 정부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00만 민주노총에 ‘도주 우려’라는 비겁한 딱지를 붙이며 노동탄압 시작종을 요란하게 울렸다. 노동후퇴 반복 끝에 노동탄압까지 간 문재인 정부 나침반은 대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청와대 앞 광화문 광장에 모인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는 촛불 이전으로 폭주하는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 가슴을 무너뜨리고 나서야 ‘촛불정부’라는 걸맞지 않은 이름을 내려놓을 텐가. 적폐 온상인 재벌과 다시 손을 잡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여전히 차별의 울타리에 가두어 두며 언제까지 촛불을 입에 올릴 것인가. 이것이 노동존중인가. 이것이 촛불정부인가.
오늘 2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은 1100만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차디찬 겨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며 타올랐던 촛불은, 이제 뜨거운 여름 광화문 앞 아스팔트를 달구는 노동자 투쟁으로 다시 시작되고 있다. 7월 3일 오늘, 전국 곳곳에서 일손을 멈추고 비정규직 차별을 벗어던지기 위해 나선 민주노총 2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은 그 역사적인 시작이 될 것이다.
세상의 주인인 노동자가 일손을 놓으면 세상이 멈춘다. 오늘 총파업은 세상의 주인으로서 세상을 멈춰 세우는 파업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일방적인 정부에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껏 비정규직을 양산하던 정부가 비정규직 철폐라는 사회적 화두까지 마음대로 망가뜨리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을 이대로 두지 않을 것이다. 백만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진짜 사장 문재인 정부를, 집단교섭의 장으로 끌어내고 말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쟁취에서 모든 비정규직과 모든 노동차별 철폐로 나아갈 것이다.
이 역사적인 투쟁의 한 가운데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자회사 전환과 상시·지속업무 전환 예외 꼼수로 뒷걸음질 치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편법을 투쟁으로 분쇄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문재인 정부 노동탄압을 분쇄하고 노동존중을 넘어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으로 서는 투쟁을 결의한다.
하나, 차별 없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을 완전히 철폐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승리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의 문을 힘차게 열어낼 것을 결의한다.
2019년 7월 3일
공공 비정규노동자 총파업·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