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7월호(622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한살림 참여인증이란?

조합원, 생산자, 실무자가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자주점검을 통해 생산공동체의 생산 관리를 과정 중심으로 평가하고 인증하는 한살림 독자 인증 체계입니다.

1986년, 국가 친환경인증제도가 없던 때부터 한살림 생산자는 땅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연과 공생하는 친환경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1997년 국가 친환경인증제도가 도입되고 한살림 생산자도 국가 제도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유해 물질 검출 유무로 인증을 부여하는 국가 인증 방식만으로는 땅에 부담을 주지 않고, 모든 생명이 함께 더불어 살아감을 추구하는 한살림 생산자의 마음을 다 담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생산자 과실이 아닌 다른 외부적인 요인으로 국가 인증이 취소된 경우에도 조합원들은 기꺼이 생산자를 믿고 물품을 이용해주었습니다.
한살림은 사후 징벌적인 국가 친환경인증제도 대신 모든 생명을 살려내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한살림의 마음이 담긴 새로운 인증 방식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생산자와 조합원, 실무자의 주체적인 참여와 상호 신뢰로 만드는 ‘과정 중심의 인증’이 그것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참여인증만으로 국가 친환경인증제도를 대체하기에는 생산지의 현실이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한살림 참여인증은 단순히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순환 질서를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며,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뜻을 모으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1. 인증신청 – 생산공동체
한살림과 유기농업 취지에 공감하고 참여인증 원칙을 준수하면서 한살림에 물품을 출하하고 있는 생산공동체 단위로 신청합니다.

방법
공동체 단위로 참여인증신청서 제출(공동체 현황, 출하품목, 자주관리 진행 계획, 월례회의 및 교육 일정 등 참여인증 계획 수립)

 

 

 

 

 

2. 자주관리 – 생산공동체

생산공동체 단위로 필지 점검, 교육 참여, 공동체 회의를 통해 개별 생산자의 자주관리 현황을 공유하는 등 주체적인 점검을 진행합니다.

의무사항
공동체 필지 점검 최소 연 2회 이상, 공동체 회의 실시, 교육 참여 등

방법
공동체 필지 점검 – 공동체 소속 생산자들이 필지를 함께 순회하며 미흡사항 점검, 서류 및 자료 준비

 

 

 

3. 자주점검 – 자주점검단

생산자, 조합원, 실무자 각 1명으로 구성된 ‘자주점검단’이 생산지의 자주관리 현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합니다.
* 인증을 위한 평가의 과정이자 생산 현장의 미흡한 점을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단계입니다.
* 자주점검단이 되기 위해서는 정기 교육을 받습니다.

횟수
연 1~2회(생산시기 및 품목 고려)

 

 

 

방법
3-1 점검 준비
역할 분담, 표본 필지 선정, 점검 유의 사항 공유 등

3-2 공동체 자주관리 체계 점검

자주점검 당일 생산공동체를 만나 각종 서류 확인 및 자주관리 현황 파악

3-3 표본 농가 점검

자주점검단이 지정하는 표본 생산자의 농가를 점검해 공동체 생산관리 현황을 확인(공동체 규모에 따라 표본 생산자 수 결정)

 

 

3-4 주요사항 토의
필지 점검 후 미흡사항 발견 시 개선 방안에 대해 함께 토의하고, 이후 자주관리에 반영. 필요 시 개선 결과를 차기 자주점검 시 확인
3-5 보고서 작성 및 제출
공동체 관리 현황, 점검 내용, 토론 결과 등을 기록한 ‘자주점검보고서’를 한살림 담당 부서에 제출

 

 

 

 

4. 인증승인 – 참여인증심의위원회

자주점검보고서를 기반으로 생산자, 조합원, 실무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참여인증심의위원회’에서 인증 적합성을 심의, 승인한 후 생산지에 자주인증서를 교부합니다.

시기 연중

판정단계
1) 인증 승인
2) 조건부 승인 : ‘미흡사항’이 있어 자주관리 시정 또는 자주점검 재점검이 필요한 경우
3) 인증 불가 : ‘위반사항’에 해당돼 자주기준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된 경우

 

 

 5. 사후관리 – 생산공동체

생산공동체는 인증을 받은 후에도 자주관리를 지속하며, 실무팀은 생산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지원합니다.

 

 

 

 

 

 

 
 
 

참여인증, 궁금해요!

 

Q1. 참여인증이 조합원에게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국가 인증은 문제 발생의 결과만 알 수 있고, 인증 과정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 참여인증은 조합원에게 인증을 취득한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며, 조합원이 직접 인증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Q2. 전체 물품을 대상으로 참여인증을 진행하나요?
현재 참여인증은 일부 농산물에 한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한살림에서 공급하는 모든 물품에 대해 참여인증을 적용할 계획이며, 품목은 우선 농산물을 위주로 진행해 점차 확대하려 합니다. 다만, 생산자와 조합원이 모두 인정하고 합의하는 수준을 조정하며 점진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Q3. 참여인증을 진행하면 생산자들은 국가 인증을 받지 않게 되는 건가요? 이에 대한 생산자들의 의견이 궁급합니다.
생산자가 물품을 학교급식에 공급하거나 정부보조금 및 지원사업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 친환경인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참여인증을 기본으로 하고, 생산지의 필요에 따라 국가 인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참여인증과 국가 인증을 물품에 함께 표기할 예정입니다.

Q4. 과정 중심의 인증이면 안전성검사가 약해지는 건가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잔류농약검사는 유지하되, 자주관리가 잘 이뤄지는 생산지를 중심으로 점차 검사 횟수를 줄이거나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Q5. 한살림 참여인증의 전문성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조합원과 생산자는 참여인증 과정에 함께 참여합니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조합원과 생산자는 관련 교육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자주점검원으로 소양을 갖추기 위한 정기 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주점검단의 생산지 점검 시 필요할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가 함께 동행해 점검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참여인증에 동참하는 생산자와 조합원 이야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살리는 인증이기에

참여인증에 동참하는 홍천 주음치공동체·두미반곡공동체

작년 참여인증 시범 운영 때부터 함께한 홍천 주음치공동체 김계암 생산자. 한살림에 내는 고추, 오이, 애호박 등 열매채소 모두 참여인증에 맞춰 재배한다. 친환경 농사를 시작한 것도, 참여인증에 참여한 것도 나 자신과 소비자에게 떳떳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농사를 더 잘 짓고 싶은 농민으로서의 순수한 바람에서 시작됐다.
“내가 키운 작물을 소비자, 실무자, 이웃 생산자와 함께 점검하면서 옳은 건 독려하고 잘못된 건 고쳐나갈 수 있잖아요. 더욱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이웃 생산자들과의 교류는 실제 농사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헛고랑에 풀이 나지 말라고 참나무껍질(수피)를 덮어주니까 수분 유지도 되고 썩어서 퇴비가 되니 좋더라고요. 또 다른 곳은 헛고랑에 물을 주입한 호스를 둬 온도를 유지하기도 하고요. 이처럼 다른 농가를 방문하면서 유용한 정보를 배워오기도 해요.”

참여인증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 조합원에게 고맙고 이를 계기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지만, 아직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작년에 이곳저곳 다녀봤는데, 땅콩은 거름을 안 한 모래땅이어야 잘 되고, 옥수수는 우분 같은 거름을 많이 해야 해요. 농산물에 따라 토양이 다르죠. 소비자는 그걸 모르다 보니 점검할 때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자주점검단을 대상으로 사전학습을 좀 더 깊이 있게 진행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참여인증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점검 주체가 나 자신이라는 점에서 생산자는 물론이고 소비자, 실무조직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음치공동체와 같은 홍천연합회 소속인 두미반곡공동체 윤대근 생산자는 참여인증의 의미가 우리 스스로 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모임도 더 가져야 하고 점검에도 나서야 해서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정부에서 시켜서 하는 국가 인증과 달리 참여인증은 스스로 하는 것이잖아요. 나 스스로 친환경 농사를 결심하고 시작한 것처럼요.”

윤대근 생산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정한 기준에 따라 물품을 취급해왔듯이, 참여인증도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여인증이 갑자기 생긴 인증 방식은 아니에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한다는 점에서 늘 우리가 해왔던 것이죠. 참여인증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더 내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참여인증을 통해 더욱 가치 있는 농산물을 공급해 소비자에게 보답할 테니, 소비자분들도 참여인증에 관심 가져주시고 저희 물품을 더 많이 이용해주시길 바라요.”

 

 

농사짓는 마음으로 참여인증에 함께합니다

최옥란 자주점검원·천안아산 조합원

저는 한살림 농산물위원회 활동과 텃밭 농사를 경험하며 심각한 기후변화 속에서 한살림 생산자들이 한살림 농산물 취급 기준에 맞춰 물품을 생산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농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살림물품의 가치를 알아주고 함께해주는 조합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국가 인증에 의존하지 않고 한살림 안에서 생산과 소비가 자연스럽게 순환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게 되었습니다.

한살림에서 참여인증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점검단 모집 공지를 기다렸다가 지원하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참여인증에서는 생산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 필지를 중심으로 심사를 한다는 것이 한살림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같이 논의하고 배우며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합원으로서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그 옆에선 저도 농민의 마음으로 생산자를 응원하고 또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아직 참여인증이 도입 단계고 점검원도 부족하여 갈길은 멀지만, 많은 조합원이 함께해서 한살림 농산물에 대한 믿음이 두터워지고 참여인증이 한살림의 정체성으로 자리매김 하는 날이 오길 바라며 힘을 보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