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따라 삼만리4_꿀벌

하늘이 맑고 해가 쨍해서 꿀벌이 참 바쁠 것 같은 날, 보라매공원 동부녹지공원사업소에서 모였습니다. 공원 안에 있는 꿀벌을 관찰하는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옥상 위, 정원에서 직접 양봉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건물 옥상에서 도시 양봉을 하는 곳이 종종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됐습니다.

나무 수액 냄새로 꿀벌의 천적인 말벌을 유혹하는 ‘말벌 트랩’ 옆에서, 꿀벌의 생애와 습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꿀벌의 생애는 45일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일벌과 여왕벌은 유전자가 같은 자매지간이나 ‘로열젤리’를 먹는 기간에 따라 다르게 자란다는 것, 무정란은 수벌이 되고 유정란은 암벌이 된다는 것, 모두 처음 안 사실이었습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양봉 경험이 있는 어르신의 말씀이 공존할 수 있는 모임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꿀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출처: 이미령 회원

드디어 벌을 관찰하는 시간. 우주복처럼 생긴 방충복을 입자,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벌은 사람을 꼭 공격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큰 소리를 내지 않고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자 벌들도 딱히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인솔자이신 조수정 선생님의 능숙한 지도 아래, 꿀벌을 한 마리 한 마리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이미령 회원

사실 벌의 사회를 단순히 약육강식의 계급사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벌레의 일종’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보니, 이전과는 다르게 보였습니다. 청소년기부터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꿀벌들. 유전자를 퍼뜨리고 바로 목숨을 다하는 수벌들. ‘여왕’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일벌들이 시키는 대로 쉼 없이 알을 낳아야 만 하는 여왕벌.


           출처: 조숙희 회원

일벌의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가장 덜 중요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회를 계획하고 유지하는 것은 일벌이었습니다. 여왕벌조차도 군림하기보다는 꿀벌 사회를 위해 재생산의 역할을 맡은 또다른 일벌이었습니다. 꿀벌 사회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민주주의 사회에 가까웠습니다. 실제로도 새 여왕과 함께 새 가정을 꾸리러 떠나는 일벌도 있고, 기존 여왕에게 문제가 생기면 계획 하에 새 여왕을 일벌들이 만들어내기도 하니까요.

또, 그전에는 ‘게으름뱅이’로만 알고 있었던 수벌에 대한 편견을 깼습니다. 수벌의 정자와 장기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짝짓기가 끝나면 바로 생을 마감합니다. 짝짓기에 실패한 수벌을 다시 집으로 돌아가 다음 짝짓기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교미에 계속 실패하거나 날이 추워지면 1순위로 집에서 쫓겨나 쓸쓸하게 죽습니다. 게다가 수벌은 일벌보다 크기가 크지만 침이 없어, 제비와 같은 새들이 새끼를 기를 때 좋아하는 먹잇감이라 합니다.

집 밖에서 제 한 몸 지킬 수단도 없고, 짝짓기가 끝나면 곧바로 죽을 목숨인데도 결혼 비행이 시작되면 용감히 날아오르는 수벌들. 생명까지 걸 만큼의 뚜렷한 목적이 있는 삶이 부럽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인간은 삶의 목적을 끊임없이 만들어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들었습니다.


출처: 조숙희 회원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도 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회원분들을 보며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체험이 끝나고도 꿀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열정 넘치는 분들과 함께 하며 좋은 기운도 받았습니다. 이제는 벌을 만나도, 전처럼 무서워하기보다는 ‘이 벌이 여기서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처:조수정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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