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위를 깨뜨릴 속 시원한 소식들을 전하고 싶지만, 답답한 기사들이 더 많아 안타깝습니다ㅠ_ㅠ 이번 주에는 정보공개와 관련하여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함께 체크해봅시다! 


출처 - 한겨레신문



참여연대 ‘사법농단 문건 공개’ 정보공개청구, 1심 뒤집고 2심 ‘기각’


오늘 오전, 참여연대가 제기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 비공개 취소소송에서 서울고법이 1심 원고 승소 판결을 뒤집은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참여연대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 보고서에 기재되었던 파일 목록 중 404개 파일의 원본을 공개할 것을 정보공개 청구하였는데, 법원행정처는 비공개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역시 사법농단 의혹이 터져나올 당시 참여연대와 동일하게 410개 문건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한 바 있습니다. 당연히(?) 법원 행정처는 비공개결정을 내렸고, 이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지만 '공개될 경우 법원 내부 감사 기능과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 당한 바 있습니다.


참여연대의 행정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파일이 공개되어도 대법원 감사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건을 공개하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요, 별다른 자료나 변론 근거 없이 2심에서 공개 판결이 뒤집힌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링크한 한겨레 기사에서는 관계자의 말을 빌어 2심 재판장인 문용선 부장판사가 검찰이 비위 통보한 법관 66명 중 한 명이라며, 사법농단 관련자가 사법농단 판결을 맡은 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만약 그러한 이유로 문건 비공개 판결을 내렸다면,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후퇴시킨 중대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행정부의 경우 최근 수 년간 정보공개제도가 나름대로 정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법부나 입법부의 경우 아직도 정보공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국민들의 사법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단 사법농단 의혹 문건에 관련한 공개/비공개를 넘어서, 법원행정처의 적극적인 정보공개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난 달 21일 붕괴 사고가 일어난 부산대 미술관 (출처 - SBS 비디오머그)

'외벽붕괴 참사' 부산대, 미술관 정밀점검 결과 공개 거부


지난 달 부산대 미술관 건물에서 갑작스럽게 붕괴 사고가 일어나면서 미화노동자가 사망하고,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시설물 안전등급 상 B등급을 받아, 양호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미술관 건물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일이었는데요, 연합뉴스가 2018년에 진행한 미술관 정밀점검결과 보고서를 공개해달라는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부산대가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4호에 따른 비공개 사유인 '수사에 관한 사항'이라며 이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4호는 재판이나 수사, 범죄 예방, 형 집행, 보안처분 등 주로 경찰이나 사법에 관련한 정보들에 대하여,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하거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정보들을 비공개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이는 공정한 사법 절차를 위해 만들어진 조항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 조항에 분명히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하거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정보"에 한해 비공개할 수 있다고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수사와 재판과 관련한 모든 정보들을 비공개하는데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수사기록 중의 의견서나 보고문서, 메모, 법률검토자료, 내사자료 등이 대표적인 비공개 정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사의 방법이나 절차가 공개되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자료들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부산대가 비공개한 2018년 미술관 정밀점검결과는 단순히 수사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지언정, 이것이 공개된다고 해서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수사 절차가 공개되는 자료라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건축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 자료는 본래 수사나 재판과 무관 하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개해야 할 내용의 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자료를, 수사와 재판에 들어갔다고 해서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보공개법의 원 취지와 전혀 반대되는 처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법의 비공개 관련 조항들이 법의 입법 취지나 판례들과 무관하게 일선 현장에서 막무가내로 비공개 근거로 쓰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지금도 다수의 학내구성원이 인근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안전한 학교 생활을 위해서라도 부산대 측에서 정밀점검결과를 조속히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요?





[판결] 학생이 본인과 관련된 선도위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


어느 학생이 자신이 다닌 고등학교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학교 측에서 정보공개처리 기한을 넘겨 두달 이상 공개 여부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내 승소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지만, 사립대학이나 학교, 일부 공단의 경우 정보공개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공개센터 역시 두달, 세달이 지나도 정보공개 청구를 접수조차 하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이번 판결은 특히 청소년의 정보공개 청구권을 학교가 무시하고, 절차에 따르지 않은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청소년의 정보공개청구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있음을 파악하고, 청소년들의 정보공개 청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청소년 알 권리 학교'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학교나 교육청, 그 밖의 공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청소년 당사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