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부엉이(Brown Hawk Owl)

                                                                                         김완병(조류학 박사)

솔부엉이는 제비와 마찬가지로 제주를 찾는 대표적인 여름철새이다. 올빼미과에서 속하는 소형의 조류로 다른 부엉이에 비해 머리에 귀깃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몸 전체가 진한 밤색을 띠며 가슴과 배는 흰 바탕에 밤색의 줄무늬가 굵게 세로로 나 있다. 눈과 발가락은 선명한 노란색을 띠며 부리와 다리는 예리하다. 4개 발가락에는 1cm 이상의 발톱이 갈고리 모양으로 발달되어 있어서 일단 먹이감을 잡으면 죽을 때까지 놓지 않는다. 다친 맹금류를 응급조치할 때에는 날카로운 발톱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다른 참새목 조류에 비해 눈이 앞쪽으로 발달되어 있지만 머리를 180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먹이감을 쉽게 포획하거나 천적의 접근을 금방 알아차린다. 새들의 목뼈는 대단히 탄력적이어서 먹이를 잡거나 경계할 때 목뼈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가 있다.

다른 올빼미류처럼 주로 밤에 먹이사냥을 나서며 간혹 낮에도 활동한다. 숲 속을 유유히 날면서 밤에 돌아다니는 나방류를 잡아먹으며 작은 새나 박쥐도 포획한다. 밤에는 ‘후-,후-‘하고 반복해서 울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식별이 가능하지만, 낮에는 주로 큰 나뭇가지에 앉아 잠을 잔다. 따라서 왠만해서는 솔부엉이를 직접 확인할 수 없고 탈진 또는 충격에 의해 쓰러진 경우에 한해서 볼 수 있다. 시기적으로 5월∼6월은 멀리 남쪽에서 날아와 제주에 도착하거나 북쪽으로 날아가던 중이어서 오랜 비행과 허기짐으로 인해 탈진하거나 또는 궂은 날씨로 인하여 먹이를 제때에 구하지 못해 먹이탐색 비행을 하다가 건물, 기둥, 자동차에 충돌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먹이가 부족할 경우에는 가로등에 모여드는 곤충을 잡기 위해 도심지까지 나타난다.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불행히도 오른쪽 날개뼈가 부러지는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보아, 이른 새벽에 먹이사냥을 나섰다가 잠자리로 돌아가던 중에 지나가는 자동차와 충돌한 것으로 추측된다.

제주에는 매년 여름에 찾아오지만 번식하는 개체는 그리 많지 않다. 보통 둥지는 나무 구멍이나 인공새집에 트는데, 이용할만한 둥지터가 부족한 편이다. 또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솔부엉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먹이감을 찾기가 힘들어지거나 안심하고 휴식을 취하지 못할 정도로 여러 환경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림면적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어서 숲을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는 올빼미류들의 생존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다 보니 올빼미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급기야 올빼미류 160종 거의가 희귀 조류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기록된 7종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등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