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중점사업 중 하나로 제주의 연안습지(해안습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회원소모임인 생태조사모임이 매월 2회씩 포인트를 정하여 연안습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연안습지란 주로 조간대를 의미합니다.

즉, 밀물 때는 잠겼다가 썰물때는 드러나는 곳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바다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지요. 특히 제주는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면서 형성된 곳이라서 지질학적인 가치도 매우 큰 곳입니다.

5월에는 사계 해안, 일과리 해안, 신창용당해안, 금등리 해안, 옹포하류 및 해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위에 산방산이 바라다 보이는 해안이 사계 해안입니다. 선사인들의 발자국이 발견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송악산에서 분출한 젊은 용암 화산재가 쌓여 굳은 ‘하모리층’이 지면을 덮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모리층은 강도가 약해서 바람과 파도에 의해 침식된 모습이 참 특이한 지형입니다. 사람들의 답압이 오래되면 파괴될 수도 있어 보전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미, 운동장과 해안도로 개발로 인해 일정부분 파괴된 상태입니다.

위, 사진이 바로 하모리층입니다. 특이하죠.

사계 조간대 바로 위에는 사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구는 모래언덕이라는 뜻인데  바닷바람에 의해 형성된 모래언덕을 말합니다.

이 사구에는 순비기나무 대형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순비기나무는 해녀들의 잠수병에 쓰였던 식물입니다. 두통에 좋죠.

이 순비기나무군락을 포함하여 바닷가 근처에 사는 갯메꽃,통보리사초,애기달맞이꽃 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이 순비기나무 군락 해안사구입니다. 아주 큰 규모입니다. 순비기나무꽃이 피어날때면 참 예쁠겁니다.

하지만 해안사구는 개발에 노출될 위험성이 큽니다.

이미,  해안도로 개발, 건물 건설 등으로 많은 해안사구가 사라졌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안도로가 사구 중간을 절단해놓았고 운동장시설도 사구를 없애고 들어선 상태입니다. 아직, 법적으로 사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이 도로에 의해 절단된 사계 해안사구입니다. 오른쪽이 해안쪽인 순비기나문 군락, 왼쪽은 해송군락입니다.

이런 해안도로가 제주 전역의 많은 해안사구를 절단시켜 놓았습니다.


 

 

 

 

 

 

 

 

 

 

 

 

대정읍 일과리해안입니다. 이곳은 위에 보이는 것처럼 바닷가에 사는 염생식물이 넓게 분포되어있습니다. 웃동당물 등 해안에서 솟는 용천수도 많이 있습니다.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갯대추나무 군락도 있습니다.신창용당해안입니다. 조간대에 튜뮬러스(용암이 흐르다가 가스 등의 압력에 의해서 빵처럼 부풀어오르며 굳어진 지형)가 많이 형성되어 있고 튜물러스에 염생식물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상동낭물  등 용천수가 풍부하여 기수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위의 상동낭물처럼 담수가 바닷쪽으로 흘러가면 해수와 섞여 기수역을 형성합니다. 기수역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게되고 이 생물을 먹으러 새들이 많이 날아옵니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 해안도로와 싱게물공원을 만들면서 조간대의 원형을 많이 훼손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도 환경부 멸종위기종 갯대추군락이 서식하고 있습니다.(아래사진: 갯대추 군락이 형성된 습지)

금등리 해안은 현재 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해안입니다. 양식장을 건설하면서 조간대를 훼손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게다가 이곳을 조사하면서 최근에 불법적으로  조간대를 매립한 현장을 발견하였습니다.  (아래 사진) 이런 곳이 한두곳이 아니라 여러곳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계속 조사해 나갈 예정입니다.

옹포는 용천수가 풍부해서 논을 경작하였고 오래전부터 소주회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옹포천이 있습니다. 옹포천 하류는 예전에 하천정비로 인해 원형을 잃었다가 최근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면서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경관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습니다.


 

 

 

 

 

 

 

 

 

 

 

옹포천 하류의 생태가 복원되면서 옹포 연안습지로 이어지는 풍부한 생태계가 형성되었습니다. 지난 5월 조사에서 옹포 연안습지에서 제주에서는 희귀한 나그네새인 구렛나루제비갈매기를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랫 사진:정봉숙 촬영)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새의 발에는 긴 고무줄이 걸려있었습니다. 실수로 발목에 묶였나봅니다. 먹이활동이나 이동 과정에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뭇생명들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옹포연안은 매립위기에 놓였다가 다행히도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 결과 복원된 옹포천 하류에서부터 연안습지까지 다양한 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내륙습지와 연안에 대한  보전정책을 세울때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