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서울 충무로 독립언론 협업센터(가칭)에서 데이터저널리즘 스쿨 오프라인 미팅이 열렸다. 충무로 협업센터는 뉴스타파 시민들의 참여로 마련된 새로운 공간이다. 이날 후원회원 6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후원회원인 동시에 뉴스타파 시민 교육 프로그램인 데이터저널리즘 스쿨 수강생이기도 하다.
뉴스타파에서 온라인 스쿨을?
언론사에서 시민대상 교육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무료로 운영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뉴스타파는 사회 환원 차원에서 몇 가지 시민 교육 프로그램을 해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데이터저널리즘 스쿨이다. 시민들에게 데이터 활용 취재 방법을 공유하고, 공공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데이터저널리즘 스쿨은 2016년 시작해 매년 여름과 겨울에 두차례씩 열려왔다.
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최윤원 팀장은 “오프라인(직접 만나서 이뤄지는) 진행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가 인원수 제약이다. 지역이나 해외에 사는 분들이 신청하지 못했다”며 서울 중심으로 수강생이 한정된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어 “공간이 협소해서 많은 인원에게 수강 기회를 주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교육 프로젝트 목적에 맞게 더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들을 수 있어야 했다. 올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직접 만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으로 데이터저널리즘 스쿨을 전환한 이유다. 이번 온라인 데이터저널리즘 스쿨은 오프라인 수강 인원의 열배가 넘는 265명이 신청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그 중 88명이 수료했다.
온라인 강의는 데이터팀 4명의 기자가 강사가 되어 총 10개 강의를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기획을 시작으로 8개월간 구성, 제작, 피드백까지 하는 큰 프로젝트였다. 강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의 등기부등본을 떼는 방법부터 코딩을 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까지 뉴스타파 탐사보도의 핵심인 데이터 취재 방법을 공유했다. 수강생들은 온라인 툴을 활용해 유튜브로 동영상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해 강사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지난 2018년 뉴스타파에서 탐사저널리즘 연수도 수료한 최성식 씨는 “기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게 어렵지도 않고 피드백도 충분했다. 지난 연수 과정에서 배웠던 데이터 수업보다 이번에는 좀 더 난이도 있는 내용을 배웠다”고 했다.
이번 미팅데이를 담당한 연다혜 기자는 “입사하자마자 데이터저널리즘 스쿨이 시작돼서 마치 동기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이 교육 프로그램에 애착이 있고 지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데이터저널리즘이 뭔데요?
도대체 데이터저널리즘이 뭘까. 수강생들에게 물었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기사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진실을 나타내는 이정표]다.
데이터 저널리즘이란 [현장의 마침표]다.
미팅데이에 참석한 수강생 이지예 씨는 “학교에서 탐사보도론 수업을 듣는데 뉴스타파 보도가 소개됐다. 데이터를 이용한 취재로 조세도피처 보도를 배웠다”고 했다. 언론인 지망생인 강보현 수강생은 “데이터를 잘 봐도 쓸 수 있는 기사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실감했다. 특히 재밌었던 점이다”고 덧붙였다.
데이터팀 강사진이 생각하는 데이터저널리즘은 다음과 같다.
‘타파의 미래’
‘송곳 만들기’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멋진 시각화’ 현실은 ‘엑셀 노가다’. 그 중간 어느 지점에서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일인 것 같아요.
‘탐사보도 꽃’
“데이터가 말해주는 사실이 있고 그걸 보여드리는 게 데이터저널리즘의 역할이다. 기자의 생각이나 의도가 아니라, ‘여러분이 보셔야 하는 진실입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 그게 ‘데이터의 힘’이다”고 연다혜 기자는 데이터저널리즘의 힘을 강조했다.
데이터저널리즘은 새로운 저널리즘 영역도 구축하고 있다. 김강민 기자는 “예컨대 고위공직자 재산 사이트의 경우 뉴스타파 데이터팀에서 매년 업데이트 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도의 영역이 아니었는데도 2016년 처음 만든 이후 선거 때마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사이트가 됐다. 새로운 감시의 영역을 데이터저널리즘이 만들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당신과 나를 기억하는 공간, ‘짓다’
여기 온 사람들이 후원했기 때문에 내가 있고, 이 공간이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딱 드는 거예요.
뉴스타파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후원회원이 있기에 뉴스타파의 지난 7년이 있었다. 창립 멤버여서일까. 최 팀장에게 뉴스타파의 새 터전은 더욱 각별했다. 두 번의 이사를 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던 뉴스타파가 정착할 ‘공간’. 그곳에서 ‘후원회원’을 마주하는 첫 만남. 최 팀장은 인터뷰 도중 울컥했다.
사실 처음 미팅데이를 기획했을 때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게 장소였어요. 많은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그 사람들에게 의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 어딜까. 업무적인 의미뿐 아니라 우리가 만났다는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것도 공간이잖아요.
오는 7월부터는 언론인 지망생들을 위한 탐사저널리즘 연수 프로그램이 충무로 협업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함께 만나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 협업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일. 시민과 뉴스타파를 잇는 독립언론 협업센터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