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을 맞이하여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국군 장병과 순국선열을 추념합니다.

지난 5월 30일,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겸 새 사무실 개소식에서 순직 장병의 유족들께서 전해주신 말씀이 많았습니다.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의 순직자 故 노동환 중령님의 아버님, 故 김정일 대령님의 부인, 故 윤 일병 사건의 피해자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께서 자리해주셨고, 노승원 소령에 의한 육군 17사단 성추행 피해 여군 자살 사망 사건의 피해자 故 오혜란 대위의 아버님께서도 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셨었습니다. 그 외에도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순직자 故 김진화 상사 유가족을 포함하여 많은 분들께서 군성폭력상담소와 군인권센터의 발전을 위한 후원에 기꺼이 동참해주셨습니다. 더는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간절한 당부에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故 오혜란 대위의 아버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로 당시의 정경을 갈음합니다.

‘아직도 딸의 모습이 아련하네요. 부모에게 군대 간다고 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하고 보냈는데. 세월이 가도 밤만 되면 딸 생각에 아직도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하루 두, 세 시간 깜빡 잠자고 나면 또 저녁이 무서워집니다. 군대 간 자식이 편안하게 제대 하면 그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수많은 꽃다운 청춘이 이 좋은 세상에 살아보지 못하고 군 계급에 짓눌려 말 한마디 못한 채 스스로 인생을 마감할 때 그만한 고통은 누가 알겠습니까. 부모님 걱정할까 속으로 멍들어 가면서 말입니다. 우리 딸 같은 억울한 죽음 되풀이 안 되도록 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군을 위해 노력하시는 군인권센터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군인권센터는 우리를 떠난 이들과 그들이 떠나야 했던 이유를 기억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군성폭력상담소 설립 추진, 육군훈련소 군인권 캠페인 등 더 많은 이들이 군인권센터를 접할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해 계속하여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마린온 추락 사고 등 임무 수행 중 벌어진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순직 장병들, 故 윤승주 일병, 故 오혜란 대위, 故 노우빈 훈련병, 故 신성민 상병, 故 정희택 훈련병, 故 이재연 훈련병, 故 최형호 이병, 故 김태양 상병, 故 박동준 일병, 故 박현수 일경을 비롯하여 나라와 시민을 위해 기꺼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다 인권 침해 피해를 입고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장병들의 죽음을 함께 기억하는 현충일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