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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154종 조류 관찰된 장남평야
이경호(대전환경운동연합 처장)
[caption id="attachment_199133" align="aligncenter" width="640"]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9/05/noname01-1024x683.png" alt="" width="640" height="427" /> 목도리도요ⓒ안광연[/caption]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일과 5일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매우 특별한 새를 최초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국내를 매우 드물게 통과하는 나그네새인 목도리도요가 그 주인공이다. 장남평야 논에서 먹이를 채식하고 휴식하는 모습을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목도리도요는 알락도요, 종달도요와 함께 있었다. 이로써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년간 장남평야에서 모니터링한 조류의 종수는 총 154종이 됐다. 이중 법적보호종은 31종에 이른다.
[caption id="attachment_199134" align="aligncenter" width="640"]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9/05/noname02-1024x643.png" alt="" width="640" height="402" /> 장남평야 목도리도요ⓒ안광연[/caption]
목도리도요는 국내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지는 않지만,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관심대상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해안가를 중심으로 확인되어 왔던 목도리도요가 장남평야 한복판에서 관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이번에 관찰된 목도리도요는 번식을 위해 깃털이 변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앞서 대부분 국내 관찰기록은 '비번식 깃'이어서 이번 관찰의 의미가 크다.
목도리도요는 번식기에 목에 화려한 장식깃이 자라나는데 이 때문에 '목도리도요'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어 이름으로는 러프(Ruff)라고 하는데, 역시 화려한 주름 칼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목도리도요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구애 활동 역시 화려하다고 알려져 있다. 시베리아 북쪽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지역에서 월동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 매우 드물게 확인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년간 장남평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해왔다. 현재까지 목도리도요를 포함해 154종의 조류가 확인됐고, 보호종은 31종에 이른다. 조류전문가들과 사진가들은 이미 장남평야를 중요한 조류서식처로 인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사가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훨씬 다양한 조류가 확인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9135" align="aligncenter" width="600"]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9/05/noname03.png" alt="" width="600" height="503" /> 남아있는 장남평야의 모습(초록색 네모가 남아있는 농경지의 전부다) ⓒ 이경호[/caption]
장남평야는 세종시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고, 대부분이 공원과 아파트 등으로 개발됐다. 현재 남겨진 농경지는 세종시로 개발되기 전 장남평야의 약 1/10 수준에 불과하다. 남겨진 작은 농경지에 이처럼 다양한 조류가 찾아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생태적 가치도 높다.
환경부 승인안 본안대로 사업 추진되어야
환경부는 2016년 장남평야에 대한 공원조성계획을 검토하면서 현재 농경지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통과 시켰다. 이렇게 통과된 대로 장남평야가 조성을 마친다면, 154종의 새들에게는 꾸준한 서식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된다. 세종시가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모습의 생태도시로서 명실상부하게 거듭 날 수 있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9136" align="aligncenter" width="600"]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9/05/noname04.png" alt="" width="600" height="426" /> 환경부와 협의를 마친 장남평야 조성계획 본안계획 ⓒ 이경호[/caption]
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주장에 편승한 토지주택공사가 부화뇌동하여 장남평야의 본안설계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장남평야 중앙공원 조성 계획을 변경해 농경지 면적을 줄이고 인공적인 공원으로 변경하려는 꼼 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원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도시에 농경지가 부적절하다는 편견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이런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토지주택공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caption id="attachment_199137" align="aligncenter" width="600"]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9/05/noname05.png" alt="" width="600" height="413" /> 장남평야 조성계획 수정안 ⓒ 토지주택공사[/caption]
만약 토지주택공사와 일부주민의 요구대로 현재의 모습이 대폭 수정되면 154종의 조류는 이제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장남평야 본래면적의 1/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현재조차도 유지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천연기념물인 뜸부기 등은 장남평야를 3년째 찾아오지 않고 있다. 장남평야의 1/3은 호수공원으로 1/3은 국립수목원으로 조성 중에 있다. 추가적인 인위적 공원보다는 자연생태를 유지한 녹지가 더 적절하다. 현재 남겨진 농경지의 2/3를 인공공원으로 계획한 수정안은 생태계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환경부가 검토를 끝낸 원안추진은 이곳의 생태계 건강성과 편의성 접근성 등을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농경지 유지가 제일 좋지만 일부 양보가 가능한 모델이라는 말이다. 조성이 잘 된다면 국제습지보호조약인 람사르 사이트 등록을 추진해도 될 만한 지역이다.
필자는 이미 홍콩의 습지공원을 모델로 삼아 장남평야를 활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환경과 생명이 공존하는 습지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세종시가 되기를 바란다.(관련 기사 : http://omn.kr/pnpq" target="_blank" rel="noopener">홍콩 습지 공원은 꿈이 아니다 )
국제적인 흐름에 무시한 채 도시계획과 환경을 보전을 뒤전에 두는 아둔한 행정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매번 새로운 새들이 찾게 되는 장남평야를 그대로 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