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라! 스리마일 핵발전소!
경제성 떨어지는 핵발전의 몰락
기후변화 대응을 핑계로 핵발전을 구제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
핵발전은 기후변화 대안이 아니라, 핵폐기물 양산하는 골칫거리에 불과
스리마일 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지난 8일, 미국 스리마일 핵발전소를 소유하고 있는 엑셀론은 성명을 발표해 2017년 5월 발표했던 스리마일 핵발전소 1호기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엑셀론의 계획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스리마일 1호기는 폐쇄절차에 돌입하고 9월 30일 영구 폐쇄될 예정이다.
1979년 사고가 일어난 핵발전소는 스리마일 2호기이다. 사고 직후 1호기도 가동을 멈췄지만, 지역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후 핵발전 사업자는 스리마일 1호기를 재가동했다. 심지어 2014년에는 20년 수명연장 승인까지 받아 2034년까지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엑셀론이 스리마일 1호기를 포기한 것은 경제성 때문이었다. 최근 셰일가스 확대와 재생에너지 가격 인하로 핵발전의 경제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17년 5월 엑셀론이 스리마일 1호기 폐쇄 결정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에 펜실베이니아 주 의회에서는 기존 주 정부가 가지고 있던 ‘탄소 프리 에너지(Carbon Free Energy)’ 지원 프로그램에 핵발전을 추가시키는 법안이 상정되었다. 원래 이 법은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만약 개정 법률안이 통고된다면 펜실베니아 주 핵발전소에 매년 5억 달러(약 5,694억 원)가 지원된다. 또한 이를 위해 매달 가정용 전기요금에 1.53달러가 추가로 지출된다.
그동안 핵발전을 옹호해 온 이들은 핵발전이 경제적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핵발전의 숨겨진 비용이 하나씩 부과되고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른 에너지원들의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핵발전의 경제성은 갈수록 떨어졌다. 특히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를 거치면서 각국 정부의 안전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노후 핵발전소의 경제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제성이 떨어지자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98기의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이 핵발전소 중 35%가 수익성이 없거나 폐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전에 52기였던 운영 중 핵발전소 개수가 이제 39기로 줄었다.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이외에도 많은 노후 핵발전소들이 경제성 문제로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경제산업성이 핵발전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그간 핵산업계의 말과 달리 핵발전은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 또한 처분 방법이 아직 마땅치 않은 핵폐기물을 계속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석탄화력발전보다 온실가스나 미세먼지가 적게 나온다고 10만년 이상 지속될 핵폐기물을 계속 생산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핵산업계와 보수 언론, 보수 야당은 연일 핵발전이 기후변화의 대안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핵발전 위주의 전력정책을 포기하고 탈핵·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논란을 겪으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의 일환이다. 찬핵 진영은 ‘거짓 지식’으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일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스리마일 1호기 폐쇄 결정이 그간 찬핵진영이 줄기차게 선전해왔던 미국 스리마일 핵발전소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를 바로잡고 우리나라가 탈핵·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더욱 힘차게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9. 5. 10.
에너지정의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