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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을 위시한 서방 일부에서는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BRI) 국제사업을 제3국가들을 경제성을 무시한 공사부실과 과다부채로 결국에는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시키기 위한 음모라고 비난하여 왔다. 그러나 서구중심으로 중립적으로 구성된 평가단의 조사에 의하면 수백 건의 사업 중에 스리랑카의 단 1건만이 문제가 된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따라 최근 열린 BRI 3차 국제회의에는 미국을 제외한 서방 주요 국가들이 모두 망라되어 참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75조원에 달하는 신규사업 계약이 진행되었다. 아래의 글은 중국의 인민대학교 왕웬 교수가 BRI를 옹호하는 칼럼을 번역한 것이다.

다른백년은 조만간 있을 북한의 경제개발에도 BRI의 협력은 필수적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 5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 (BRI) 사업은 중국 국내외에서 비관론과 오해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일대일로 사업을 중국판 마셜플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의도와 내용, 추가적인 조건이라는 차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정치적인 차원에서 볼 때, 마셜플랜은 당시의 냉전을 주도하였던 트루먼 독트린을 뒷받침 하려는 이데올로기적 동기를 기저에 깔고 있었다. 미국의 목적은 마셜플랜을 이용하여 서유럽을 장악하고, 소련이 이끄는 사회주의 진영과 맞서게 하는 것이었으며, 궁극적인 의도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정립하는 데에 있었다.

그와 반대로, 일대일로 사업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제3자를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 국제 사회의 일원이라면 누구든지 일대일로 사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40년간의 고속 성장 이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면서, 중국은 성공적인 개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일대일로 사업을 기획했다. 일대일로 사업의 목적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도시화를 촉진하고, 무역과 투자를 활성화 시키며, 상호적인 경제적 풍요를 가속화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대일로 사업에 참가한 국가들은 경제 발전의 조류에 합승하여 성장의 열매를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마셜플랜은 구호계획이라고 선전하고 있었으며, 2차 대전 이후 서유럽을 복구하는데 필요했던 물적 자원, 경제적 지원, 노동력 지원 등을 제공하였고, 이렇게 재건된 서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잉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일대일로 사업은 민관협력 개발지원을 위한 개발은행 대출과 투자 자금 지원, 그리고 사업 투자까지 망라하는 다양한 투자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발전, 통신, 운송, 기타 인프라 기반 사업 등과 더불어, 국가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수자원, 식량 확보, 보건체계, 기후 변화 대응사업 등에 지원된다.

일대일로 사업은 인프라 구축 촉진에 있어서도 다양한 협력모델을 제공한다. 참여국은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직접적으로 촉진할 수도, 일대일로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개선된 경제 효율성을 통해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인터넷 연결망 구축을 통해 공동 개발을 추진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들은 일대일로에서 막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추가적인 조건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마셜 플랜에는 여러 가지 불평등하고 불공평한 조건이 따라 붙었고, 유럽의 수혜국들이 독립적인 경제정책을 펴는 것을 방해했다.

서유럽에 미치는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 또한 이 때의 제도적인 안배를 통해 고착화 되었으며, 이로 인해 서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관세장벽을 낮추고, 미국의 제품을 수업하고, 미국의 달러화에 기반한 구상무역제도를 따라야 했다.

하지만 일대일로는 전혀 다르다. 일대일로는 차이를 수용하는 가운데 공통분모를 찾는다는 원칙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대일로 사업은 참여국들 간의 정책, 인프라, 무역, 금융 서비스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고, 참여국 국민들 간의 더욱 가까운 인간적 유대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또한 일대일로 사업은 남남 협력을 골자로 참여당사자들의 편익을 극대화 하려는 것이며, 여기엔 어떤 정치적 의도도 들어가 있지 않다.

협력적인 관계라는 측면에서 마셜플랜은 서유럽을 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에 편입시켰으며, 서유럽을 미국에 의존하게 만듦으로써 전 세계에서 미국이 쥐고있는 헤게모니를 유지하는데에 그 목적이 있었다.

마셜플랜과는 다르게, 일대일로는 전세계 어느 국가에나 열려있다. 중국이 보증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실크로드 펀드, 그 밖의 다른 금융기관들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이 세계에 제공하는 공공재를 대표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 사업에서 “수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대신 플랫폼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는 이 사업이 중국의 단독무대가 아닌 전세계의 국가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합동무대임을 반증한다. 결국 일대일로 사업이란 중국이 제시하는 새로운 개념의 글로벌 거버넌스인 것이다.

적용의 어려움을 이야기 해 보자. 마셜플랜은 전후 서유럽의 경제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나, 서유럽의 발전된 기술, 인적 자원, 그리고 경제 운영전문성 덕에 재건사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대일로 사업은 전후 서유럽과 매우 다르며 더욱 어려운 환경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첫 번째 어려움은 일대일로 사업의 넓은 적용 범위에서 온다. 일대일로에는 150개 이상의 국가와 단체들이 일대일로에 참가하고 있는데, 전후 서유럽과는 상이한 경제구조를 지녔으며 훨씬 넓은 영역을 다루는 사업이 되어 버린 것이다.

두 번째 어려움이란, 아직 산업화의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참가국들이 자본, 기술력, 그리고 적정한 인력제공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대일로 사업은 협력과 협의를 통해 동반 성장을 이룬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덕분에 일대일로 사업은 참가국들의 상황과 필요에 걸맞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일대일로는 구시대적인 제로섬 혹은 승자독식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독점적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상호 존중, 평화적 공존, 그리고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은 정책 협의, 인적 교류, 그리고 유라시아 통합시장 구축을 통해 상호 신뢰와 우정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당사국들간의 공동 성장과 인류가 공유하는 미래를 지닌 지구촌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이야말로 마셜플랜과 일대일로를 확실히 구분짓는 점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Wang Wen (왕 웬)

중국 인민대학교 산하 총양 경제학원의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