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제주환경운동연합 임원과 활동가들의 현장나들이가 있었습니다. 환경현안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나들이는 제주사회의 가장 큰 현안인 제2공항 예정 부지를 찾았습니다. 만약 제2공항이 확정되고 실제로 공사가 시작되면, 사라지는 것은 주민들의 삶터인 마을들뿐만이 아닙니다. 제2공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수산평(수산벵듸)와 수산곶자왈과 오름군락도 난개발의 바람에 휩쓸릴 수 밖에 없습니다.

 

 

 

탐방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 수산평(벵듸)아래 만들어진 동굴 : 벌라릿굴 탐방

․ 한못과 수산굴 : 700여년 목축문화가 담긴 광활한 초원과 습지 탐방

․ 수산초등학교와 진안할망당 : 고성(古城)에 둘러쌓인 아름다운 학교

․ 혼인지 : 제주도의 건국 신화가 시작된 곳

․ 독자봉 : 신산 주민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오름에서 제2공항 예정지를 보다

독자봉에서는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강원보 집행위원장이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강원보 집행위원장(신산리장)이 직접 쓴 시 ‘독자봉’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신산리사무소에 가서 제2공항 투쟁활동 영상을 보고 작은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독자봉

                                                                       – 강원보(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신산리장)

 

정상 동편 전망대에 올라서면

온평 난산 수산 일출봉

저 멀리 우도까지 지척이다

언제나 제자리에 있었고 제자리에 있어야할 곳들을

내 눈 속에 깊이 박아두었다.

터만 남아있는 독자봉수에 올라서면

남산망,수산봉수,협자연대,천미연대,말등포연대

저 멀리 매봉까지 지척이다

언제나 이 고장을 지켜왔고 지켜 가야할 것들을

내 눈 깊숙한 곳에 감춰두었다.

잡목 들어찬 굼부리 안에 들어서면

이름 모를 들풀들 고운 야생화가 나를 반긴다

그리고 철탑하나 성역을 침탈한 이교도인양 덩그러니 서있다

이제 수많은 세월의 때가 입혀져 독자봉의 일부가 될 법도 하건만

내 눈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흉물일 뿐이다

철탑 아래로 보이는 내 고향 마을이 슬프게 다가온다

어릴 적 험한 엄남모루길을 상여꾼들과 함께 올라

오름 뒤편 공동묘지에 아버지를 묻었다

마을 사람들은 독자봉 건너에 저승이 있다는 걸 다 안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고 높은 고향하늘이다

고독한 자는 저 하늘을 보며 다짐 한다

저 하늘위로 종이비행기 하나 조차 날릴 수 없다고

이 하늘에는 오직 새와 나비, 자유로운 자의 영혼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꾸는 희망의 꿈만이 날개 짓 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