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인사말 >

안녕하십니까. 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명선입니다. 예전 같으면 한해를 마무리하고 벅찬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금 저희 가족들은 4월 16일 이후 295명의 희생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아홉 분의 귀환을 기다리며 가슴 아프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돈을 중시하는 부도덕한 사람들로 인하여 발생한 세월호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국회, 법원 등이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 앞에서 저희 가족들은 ‘우리 가족이 직접 나서서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앞장서서 활동하고 416참사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사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416참사가 영원히 기억되고 기념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되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저희 가족들이 저희에게 남겨준 과제이자 사명인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 가족들은 참사 이후 진실규명과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 광화문, 청운동에서의 노숙 농성, 도보행진, 삼보일배, 천만인 서명운동 등 평생 해보지도 않았던 일들을 타는 절박함으로 이루어 왔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서 계신 이 광화문은 저희 가족들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장이자 함께 서로를 보듬는 장소였습니다. 이 광화문은 저희 가족들에겐 정말 고마운 장소입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은 저희의 고마운 은인들입니다.

국민 여러분, 2015년은 진상조사위원회가 시작됩니다. 진실규명 활동이 더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어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법이 시행되는 오늘부터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많은 국민과 시민사회 그리고 유가족들이 힘을 모아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팽목항에서는 자리 지킴활동을 하고 있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아직 바다 속에서 진실을 감추고 있는 세월호와 증거를 지키기 위해 진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남은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2015년 올해 중요한 과제 중 한 가지는 진도 깊은 바다 속에 쓰러져 있는 세월호를 원형 그래도 인양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과 수많은 침몰 원인을 담고 있는 세월호는 반드시 수면 위로 떠올라 국민들의 눈앞에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실종자 가족들의 바램이고 유가족들의 바램입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위한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을 잃은 슬픔과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목적이 뚜렷하고 한결같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아파해주시고 항상 저희 곁에 자리해주셨던 국민들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한 해 동안 저희와 함께 해주시고 관심과 노력을 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진실규명과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질 때까지 저희와 함께 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월 1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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