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범국민대회.. 유가족․ 시민 “세월호 선체 인양” 한목소리

세월호 인양 촉구 범국민대회가 진도 팽목항에서 열린 가운데 실종자 및 유가족들이 선체 인양을 위한 진실규명에 국민들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나선 유가족과 시민 5천여명은 14일 오후 4시 15분께 마지막 종착지인 진도 팽목항에 도착, 이들을 마중 나온 시민들과 함께 범국민대회에 참여했다.


▲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풍선을 가슴에 안고 있는 유가족들 ⓒ go발뉴스(나혜윤)

실종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는 세월호 305일째인 이날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사고 현장에 다녀왔다. 조 양의 어머니는 “딸이 305일째 못 와서 제가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며 “물이 너무 춥고 얼음장 같아서 그냥 돌아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혼자 돌아왔다”고 울먹였다.

그는 “우리 은화랑 같이 배를 탄 생존 아이들 지금도 많이 힘들어 한다. 아이들을 보내줘야 생존자들도 살 수 있고 그 아이들을 전부 데려와야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마지막 한 명까지 구하겠다고 국민을 상대로 약속했다. 그럼 구할 때까지 국민이 움직여 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실종자 수습과 세월호 인양이 대한민국 안전의 기초가 되고 그게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며 “살아 있는 아이들이 친구들 모두 데려와 인생을 출발 할 수 있게 해달라. 세월호를 들어 올릴 수 있게 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가족대책협의회 유경근 대변인은 시민들에게 “세월호 선체 인양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일 것 같나”고 질문했다. 시민들이 각자 예상 액수를 말하자 그는 “액수를 말씀하신 분들은 전부 틀렸다. 비용문제가 아니다. 비용을 계산하는 순간 우리는 지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웃이라면 얼마가 들어가든 관계없이 무조건 해야 하는 게 선체 인양”이라고 강조했다.


▲ 19박 20일을 걸어 팽목항에 도착한 도보행진단 ⓒ go발뉴스(나혜윤)

19박 20일 동안 선체 인양과 진실규명을 촉구하며 걸어온 도보 행진단도 무대 위에 올라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단원고 고 이재욱 군의 어머니는 “세월호 인양이 침몰한 대한민국의 양심이라 생각하고 이 길을 걸었다”고 밝혔고, 고 권순범 군의 어머니는 “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익산에서 팽목항까지 6일간 걸은 것을 보고 너무 감동했다. 엄마로서 이것도 못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몸이 좋지 않았지만 시작했다”고 말했다.

재근 어머니는 “여자는 약하고 엄마는 강합니다. 그래서 걸었습니다”라고 소감했고, 준형 아버지는 “여러분이 곧 국가고 정부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함께 해 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20일간의 긴 여정을 걸어온 도보 행진단의 얼굴들은 햇빛에 익어 빨갛게 달아올랐고 몸에는 무릎보호대 등 여기저기 파스를 붙이고 무대에 올라 고된 시간이었음을 확연히 드러냈다.

행진단을 대표해서 발언한 재강 어머니는 “하늘을 보고 아스팔트를 보며 걷고 또 걷고 설움이 밀려오고 눈물을 흘리며 걸었다. 다리도, 허리도 아팠다”며 “근데 제 아이를 생각하면, 그 고통에 비한다면 제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재강 어머니는 “왜 우리 아이가 하늘의 별이 되어야 했는 지 모르겠다. 이 나라 이 정부가 우리 아이에게 무슨 짓을 했는 지 여러분은 아십니까”라며 “내 옆에 있어야 할 아이가 내 옆에 없다. 실종자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진실이 인양될 때까지 국민여러분이 함께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실종자 및 유가족들의 애끓는 호소에 일부 시민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또 다른 시민들은 큰 소리로 “힘내세요”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외쳤다.


▲ 팽목항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시민들 ⓒ go발뉴스(나혜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협의회 위원장도 이날 무대에 올라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304분의 고귀한 영혼 앞에 진실을 밝히고 더 이상 이런 참사로 아픔을 겪는 국민이 없도록하자는 게 희생되신 분들이 저희에게 남겨준 숙제이자 사명”이라며 정부 여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했다.

전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발족되어 진상규명이 활발히 이루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답답하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특위가 의결한 사항을 존중하고 협의를 마무리 해 위원회가 정식 출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세월호 4·16 가족협의회가 꾸린 도보행진단은 지난달 26일 안산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이날 진도 팽목항까지 총 450여km를 걸어 도착했다.

한편, 이날 팽목항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지도부와 함께 방문해 세월호 희생자에게 조문하고 가족들을 만나 ‘소통 강화’의 뜻을 강조했다.

[기사 원문보기]

 

The post [현장] 세월호 참사 305일째, 450km 걸어 팽목항 도착 appeared first on 4.16세월호참사가족대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