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월호 실종자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 16일 청와대 앞 1인시위 예고

▲ “널 찾는다면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엄마, 청와대 앞으로 간다”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1인시위를 벌인다.

“엄마인 내가 이런 말하는 게 참 슬프지만,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 실종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13일 ‘참사 304일째’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찾지 못한 딸을 생각하자,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던 박씨는 이내 큰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들며 말했다.

“청와대로 갈 거예요.”

수학여행 간 딸을 300일 넘게 보지 못한 박씨가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1인시위를 벌인다. 박씨는 청와대 앞 분수대를 시작으로 최소 일주일에 세 번 “세월호 참사 실종자 9명을 찾아달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을 찾을 계획이다.

“대통령이 약속했잖아요.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겠다고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직 딸을 찾지 못한 엄마로서 대통령이 그 약속 꼭 지키킬 바라는 마음으로 청와대 앞으로 갈 겁니다.”

<오마이뉴스>에 처음 1인시위 사실을 알려온 박씨를 13일 오후 진도 팽목항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죽는 한이 있어도 1인시위 계속…”

 


▲ 세월호 실종자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 실종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13일 ‘세월호 참사 304일째’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학여행 간 딸을 300일 넘게 보지 못한 박씨는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1인시위를 벌인다. 박씨는 청와대 앞 분수대를 시작으로 최소 일주일에 세 번 “세월호 참사 실종자 9명을 찾아달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을 찾을 계획이다. <오마이뉴스>에 처음 1인시위 사실을 알려온 박씨를 13일 오후 진도 팽목항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소중한

 

박씨는 딸을 떠올리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지켜주지도 못했고, 찾아주지도 못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다윤아, 정말 사랑해. 정말 보고싶어 미치겠다”고 말 하며 손으로 가슴팍을 쥐어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진도에 머물던 실종자 가족들이 “수중수색을 중단하고 선체 인양을 해달라”고 요구한 이후 집으로 올라간 박씨는 그동안 악화된 건강을 조금 추스른 뒤 이번 청와대 1인시위를 결정했다. “지금처럼 그냥 손 놓고 기다릴 순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박씨의 몸은 요새처럼 추운 날씨에 1인시위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앓고 있던 신경섬유종 때문에 지금도 병원에 다니고 있다. 그럼에도 박씨는 “아직 바닷속에 있는 다윤이 생각하면 제 아픈 게 뭐가 중요하겠냐”며 “죽는 한이 있어도 (1인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4일엔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달려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 갈 것”이라고도 했다.

 


▲ 세월호 참사로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언니 허서윤씨가 29일 <오마이뉴스>로 편지 한 통을 보내왔다.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걸려 있는 허다윤양의 얼굴이 담긴 그림. ⓒ 소중한

 

“14일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배타고 다윤이가 있는 사고 현장에 가기로 했어요. 지난해 11월 진도를 떠나면서도 헬기타고 사고현장에 갔었거든요? 그때 정말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싶더라고요. 내일도 그럴까봐….”

박씨는 “다윤이만 찾을 수 있다면 (나는) 내일 죽을 수도 있다”며 연신 가슴을 쳤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해선 안 될 생각이 자꾸 머리 속을 맴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수학여행 가기 일주일 전쯤, 저녁을 먹고 나서 다윤이가 갑자기 ‘엄마, 나 행복해’라고 말하더라고요. 다윤이 따라 하늘나라로 가고 싶지만 서윤이(허다윤양 언니)도 있고, 아이 아빠도 있고, 무엇보다 다윤이가 지켜보고 있을텐데 그걸 원하진 않을 거니까. 다윤이 몫까지 잘 살아야죠. 그래서 다윤이를 빨리 찾고 싶어요.”

한편 허다윤양을 포함한 세월호 실종자는 단원고 2학년 조은화·남현철·박영인 학생, 양승진(일반사회)·고창석(체육) 단원고 교사, 일반인 승객 이영숙(51)·권재근(52)씨와 권씨의 아들 권혁규(6)군 등 9명이다.

아래는 박씨와 한 인터뷰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다윤이 생각하면 저 아픈 게 무슨 문제겠어요”


▲ 사진 속 웃고 있는 허다윤양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단원고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지난해 9월 8일 딸의 사진이 놓인 진도군실내체육관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박씨는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으며 현재는 오른쪽 귀의 청력을 거의 잃은 상황이다.
ⓒ 소중한

 

– 진도에 있다가 안산에 올라간 뒤 어떻게 지냈나.
“지난해 11월, 실종자 가족들의 “수중수색 중단 후 선체 인양 요구” 이후 안산에 가 있었어요. 다윤 아빠도 저도 진도에 머물며 몸이 많이 망가졌더라고요. 아이 아빠는 이가 뿌리까지 다 녹아내려 어제 수술했어요.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치료도 받아요. 저는 다니던 병원 계속 다니고 있고요.

 

– 청와대 앞 1인시위는 어떻게 계획하게 됐나.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서 (청와대 1인시위를) 결심했어요. 딸을 찾아야 하니까 1인시위라도 해 보려고요. 16일 첫 1인시위를 청와대에서 진행하고 이후엔 청와대를 포함해 사람 많은 곳을 돌아다닐 계획이에요. 마음 같아선 매일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래도 일주일에 세 번은 해야죠.”

 

– 몸이 많이 안 좋은데….
“그렇긴 하지만 아직 바닷속에 있는 다윤이 생각하면 저 아픈 게 무슨 문제겠어요. 다윤이 찾는 일이라면 뭔들 못하겠어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뭐든 해야죠.”

 

– 14일 직접 사고 현장에도 가신다고 하던데.
“네. 근데 가더라도 다윤이를 데려오지도 못할텐데…. 너무 가슴 아프죠. 지난해 11월 진도를 떠나면서도 헬기타고 사고현장에 갔었거든요? 그때 정말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싶더라고요. 내일도 그럴까봐….”

 

–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한다는 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건데.
“대통령이 약속했잖아요.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겠다고요. 실종자 9명 다 찾아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말 외엔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직 딸을 찾지 못한 엄마로서 대통령이 그 약속 꼭 지키킬 바라는 마음으로 청와대 앞으로 갈 겁니다.”

 

– 1인시위 하면 딸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습니다.
“수학여행 가기 일주일 전쯤, 저녁을 먹고 나서 다윤이가 갑자기 ‘엄마, 나 행복해’라고 말하더라고요. 다윤이 따라 하늘나라로 가고 싶지만 서윤이(허다윤양 언니)도 있고, 아이 아빠도 있고, 무엇보다 다윤이가 지켜보고 있을텐데 그걸 원하진 않을 거니까. 다윤이 몫까지 잘 살아야죠. 그래서 다윤이를 빨리 찾고 싶어요.

다윤이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지켜주지 못하고, 찾아주지 못해서. 다윤이만 찾을 수 있다면 (나는) 내일 죽을 수도 있는데. 다윤아, 정말 많이 사랑해. 보고싶어 미치겠다.”

 


▲ 세월호 실종자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 실종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13일 ‘세월호 참사 304일째’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학여행 간 딸을 300일 넘게 보지 못한 박씨는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1인시위를 벌인다. 박씨는 청와대 앞 분수대를 시작으로 최소 일주일에 세 번 “세월호 참사 실종자 9명을 찾아달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을 찾을 계획이다. <오마이뉴스>에 처음 1인시위 사실을 알려온 박씨를 13일 오후 진도 팽목항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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